제2의 중동 특수로 해외건설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책까지 더해져 관련 업체들이 날개를 달게 됐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258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5월 국내 건설업체들이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64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계약분까지 반영하면 320억달러를 넘는다는게 협회의 설명이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건설이 21억달러의 카타르 담수발전소 프로젝트 등 47억달러 수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포스코건설(25억3000만달러), GS건설(25억달러), 대우건설(19억8000만달러), 대림산업(18억9000만달러), 두산중공업(16억6000만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고유가로 중동 산유국 발주가 늘은데 힘입어 2005년 100억달러 돌파 이후 2006년 165억달러, 2007년 398억달러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왔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수주액이 5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해외건설 특수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날 2조원 규모의 글로벌 인프라펀드를 조성하는 등 지원책을 발표했다. 민관 공동으로 만드는 이 펀드는 자원개발과 인프라 건설을 패키지로 수주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발굴 단계에서는 주요국에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을 파견하고, 수주 단계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계약 체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의 해외건설 지원 규모는 지난해 4조원에서 2010년 8조5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도로공사 등 공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해 민간기업과의 합작 수주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해외건설 현장의 경우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인력 지원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해외건설협회 측은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만 보더라도 반도체, 기계, 자동차 산업과 비견할만 하다"며 "이런 호조세가 향후 수년간 지속될 전망이므로 해외건설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