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리처드 파인만이 1963년 워싱턴대 강연에서 들려준 이야기."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두 정치인이 농촌에 가서 농장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 한 사람은 곧바로 대답했고,다른 사람은 '난 잘 모르지만 전문가들을 모아 해결 방법을 찾아서 농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대답했다.

결과는 어떨까.

두 번째 사람은 아무 자리도 얻지 못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무엇이든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악순환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가 '세상이 과학적으로 변한다면 훨씬 더 나아질 비과학적 측면'을 풍자한 대목이다.

그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이 책에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사회의 다른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파인만은 과학의 시각으로 사회의 다른 분야를 바라보는 일이 곧 '과학의 의미'라면서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하며 그 결과에 따라 가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이 자연현상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