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 영업점엔 부쩍 중남미펀드에 대한 환매 문의가 늘고 있다.

중남미펀드는 올들어 러시아 등과 함께 대표적인 자원부국 펀드로 강세를 보여왔으나 글로벌 증시 급락 여파로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설과 함께 중남미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이 불거지며 현 시점에서 이익실현을 해야하는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조성되고 있다.

실제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6월25일∼7월1일) 중남미펀드로부터 순유출된 자금은 179억원에 이른다.

중남미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브라질의 보베스파지수가 반등한 다음날인 7월1일의 경우 해외 주식형펀드 중 설정액 감소 상위펀드 10개 중 4개 펀드가 중남미 관련 펀드였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들은 계속 보유하는게 더 이득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김혜준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경험에 비쳐보고 중남미 지역의 물가상승을 우려하지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이 지역 인플레이션율은 중동 및 아프리카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중남미 국가에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김 연구원은 "아르헨티나의 총외채가 지난 2001년 채무불이행 수준에 근접했고 농업부문 파업이 장기화되는 등 경제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다른 남미국가들이 2001년 이후 자국과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을 분리하려는 노력을 벌여왔고 중남미펀드의 벤치마크 지수인 MSCI비중에서 아르헨티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해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르셀로 기유프리다 BNP파리바자산운용 브라질 회장도 최근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경기가 하강하고 있지만 브라질 증시는 빠른 내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보베스파 지수가 단기적으로 60,000선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경제성장을 감안하면 연말에는 80,0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3일 59,273포인트까지 내려온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하반기 세계 경기가 저점을 기록할때 중남미 증시가 풍부한 자원과 견조한 내수 등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1∼2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고려하는 투자자에겐 라틴펀드를 당분간 보유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