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한국인 1세대 선수' 가운데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김미현(31.KTF)이다.

그는 이번 US여자오픈에서 합계 3언더파 289타로 공동 6위에 오르며 '1세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때 랭킹 2위에 오르기도 했던 박세리(31)와 박지은(29.나이키골프)은 커트를 넘지 못하며 탈락했고 한희원(30.휠라코리아)은 하위권인 공동 71위에 머물러 대조를 이뤘다.

김미현은 지난 겨울 한국에 들어와 무릎수술을 받은 뒤 3월까지 대회에 나서지 못하며 하향세를 걷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무릎수술을 받으면서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유도선수 출신의 이원희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는 등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원희는 최근 한 달여 동안 미국으로 건너가 약혼자 김미현을 따라다니며 응원을 했다.

그 덕인지 김미현은 최근 열린 5개 대회에서 3차례나 '톱10'에 드는 등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코스는 대회 사상 최장 코스로 '단타자'인 김미현에게 불리할 것으란 예상도 뛰어넘었다.

김미현은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48.57야드로 커트 통과자 74명 가운데 60위에 그쳤으나 페어웨이 적중률 77%(3위),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 71%(12위),라운드당 퍼트 수 29.5개(12위) 등 고른 기량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미현은 워낙 안정된 실력을 갖추고 있어 20대 신진 세력들과 경쟁을 펼치면서 '롱런'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