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52)이 27일 퇴임한다.

MS를 만든 지 33년,윈도를 선보인 지 23년 만이다.

게이츠는 1975년 MS를 창업한 뒤 25년 만인 2000년에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스티브 발머에게 넘겨줬다.

이제 상근 회장 자리마저 내놓는 것이다.

그는 퇴임 후 이사회 비상근 의장 역할만 하게 된다.

한창 나이 때 최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그는 자선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태어난 게이츠는 하버드대를 때려치우고 친구인 폴 앨런과 함께 MS를 공동 창업했다.

MS-DOS와 윈도 등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컴퓨터 세계의 '지존' 자리를 굳힌 그는 돈방석에 앉았다.

올해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에게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내주기까지 10년 넘게 세계 최고 갑부 자리를 유지했다.

올 2월 현재 그의 재산은 57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게이츠이지만 더욱 그를 우러르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잘 나갈 때 물러나는 점이다.

한창 나이에,그것도 자선사업을 위해 물러난다는 그의 생각은 '따뜻한 자본주의'가 어떤 것인지를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그의 생활은 훨씬 더 바빠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장은 부인과 함께 만든 '빌&멜린다재단'(보유자산 370억달러) 운영에 전념해야 한다.

또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바이오화학 등의 분야에 대한 공부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