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업지역이 밀집한 영등포 신도림 등 서울 서남권 일대가 산업과 업무,금융,연구개발(R&D) 기능을 갖춘 '신경제 거점축'으로 개발된다.

이곳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서울의 경제 중심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서울시의 계획은 지난달 시의회가 준공업지역 내 공장 이전지를 주거지역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한 데 따른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시 시의회는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려다 서울시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잠정 보류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낙후돼 있던 서남권 지역을 서울의 경제 중심지로 개발하는 '서남권 르네상스 계획'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서울시 전체 준공업지역의 82%가 몰려 있는 서남권은 구로ㆍ영등포ㆍ강서ㆍ양천ㆍ금천ㆍ관악ㆍ동작 등 7개구를 포함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남권이 △신경제 거점축 △한강르네상스경제 거점축 △경인경제 거점축 △R&D 산ㆍ학ㆍ연 거점축 등 4개 축으로 나뉘어 개발된다.

이 중 영등포~신도림~가산~시흥으로 이어지는 신경제축은 지식,창조,문화산업의 허브로 육성된다.

여의도~양화~가양~마곡~김포공항으로 연결되는 한강르네상스축은 국제금융과 바이오메디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된다.

서울시는 또 아파트와 공장이 뒤섞인 준공업지역을 민간 주도의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미래산업과 주택,문화ㆍ레저 공간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조성키로 했다.

대규모 공장 이전지를 활용해 아트 팩토리(Art Factory)와 같은 문화시설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준공업지역은 기능적 관리라는 명목 아래 방치해왔지만 앞으로는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개발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며 "내년까지 문래동4가 등 3곳을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와 함께 201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장기전세임대형 산업시설인 '산업 시프트(Shift)' 2~4개 단지(4만8000㎡)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192개 영세 공장을 입주시키고 게임 산업의 메카 역할을 수행할 '서울 디지털콘텐츠 콤플렉스'도 만들기로 했다.

안양천과 도림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한 뒤 'W'자형 휴식공간을 만드는 등 공원ㆍ녹지시설도 대폭 확충한다.

서울시의 이런 구상은 지난달 시의회가 공장 이전지 중 30%에만 산업시설을 지으면 나머지는 아파트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조례 개정안 상정을 추진하다가 여론의 비난과 시의 반대로 보류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