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법사' 거스 히딩크(62)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조국 네덜란드와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8강전을 앞두고 스스로 반역자의 길을 걷겠다는 독특한 출사표를 던졌다.

히딩크 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화려한 수사법을 앞세워 "나는 네덜란드의 반역자가 되고 싶다.

내가 반역자가 된다는 것은 러시아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히딩크 감독은 유로2008 예선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제치고 러시아를 본선에 진출시켰고, 본선 조별리그에서 또 한번 '마법의 지도력'으로 8강에 안착을 지휘했다.

그는 8강전(22일.오전 3시45분)을 앞둔 심정에 대해 "네덜란드는 전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볼 때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라며 "상대하기 어렵겠지만 볼 만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2006 독일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를 3-0으로 깨고, '아트사커' 프랑스마저 4-1로 격파하면서 무시무시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솔직히 지옥 만큼이나 두렵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이유"라며 "두 팀 모두 비슷한 형태의 축구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경기를 지배하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공격적이다.

재미있는 경기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러시아 축구는 선수뿐 아니라 경기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며 "네덜란드 같은 공격축구를 심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