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관료'조합…업무효율 높아질듯

이명박 정부 경제팀이 새 진용을 갖췄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인 청와대 경제수석에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이 임명되면서 김중수 전 경제수석 때의 '관료-학자' 라인업이 '관료-관료'로 바뀌었다.

같은 조직에서 20년 넘게 근무해온 공직자들이어서 서로의 생각이나 입장을 눈짓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뚜렷한 주관 소유자

강 장관과 박 수석은 '아이디어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관료사회의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의 소유자다.

주관도 매우 뚜렷하다.

시류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절대 묻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튄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많고 주관이 뚜렷하다는 공통점은 한편으론 견제와 균형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갈등증폭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박 수석의 등장은 김중수 전 경제수석 체제에서 약해졌던 청와대의 견제기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화학적 결합 가능할까

두 사람은 걸어온 길이 다르다.

강 장관은 세제실과 이재국,국제금융국 등 재무관료로서의 길을 걸었고 박 수석은 예산실과 경제정책국 등 거시경제 파트를 주로 섭렵했다.

재무부와 기획원의 오랜 대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근무 경험상 절친했어야 하는데도 실제로 친밀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둘 사이가 나쁘다는 주장도 있다.

1997년부터 98년 사이 강 장관이 재정경제원 차관을 할 때 박 수석은 강경식 부총리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군대로 치면 지휘부 멤버들인데 지금 두 사람 관계가 가깝지 않다.

일부에서는 당시 두 사람이 따로 움직이면서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른 관계자는 "강 장관이 가장 좋아하는 관료 중 하나가 강경식 부총리"라며 "지금도 시간 날 때마다 만나러 가는데 그 사람의 비서실장을 했던 사람과 사이가 나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본인들도 "이상한 시각"이라며 부인했다.

두 사람 모두 부산ㆍ경남 출신에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라는 점,또 강 장관이 행시 8회인데 비해 박 수석은 17회로 기수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도 이런 해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