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후지타리 미도리씨(52ㆍ여)는 2년 전 한국으로 유학 온 딸을 보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그녀는 한국의 치과치료가 수준급인 데다 일본에 비해 훨씬 싸다는 얘기를 듣고 내친김에 벌어진 앞니와 충치를 고치기로 했다.

서울 청담동의 강남예치과(당시엔 역삼동)를 찾아 벌어진 앞니 사이를 라미네이트로 메우고 썩은 충치를 크라운으로 보철한 후 훨씬 귀족스러워 보이고 씹는 불편도 해소돼 만족스러워 했다.

이후 미도리씨는 매년 두 차례 서울에 올 때마다 치아검진을 받고 있다.

강남 예치과는 전국 60여곳에 퍼져 있는 예치과 네트워크의 본부에 해당한다.

1992년 서울대 치대 동문인 박인출 김종우 김석균 유기준씨 등이 공동창업한 예치과는 직원들의 몸에 밴 친절,고급스러운 인테리어,합리적 병원경영기법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지난해 5월엔 국내 처음으로 14층 빌딩 전체를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로 채워 '기업형 뷰티 메디컬센터'의 모델을 선보였다.

이 빌딩 8∼12층엔 치과,13층엔 응접실 겸 와인바,14층엔 치과의사 연구실,6∼7층엔 성형외과 피부과가 각각 들어서 있다.

2∼5층은 예치과 네트워크의 병원경영지원회사(MSO)인 메디파트너와 치기공실,여행사 등이 입주해 있다.

1층엔 그림도 감상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갤러리가 꾸며져 있다.

13층은 사실상의 병원 로비로 낮엔 고객들이 편히 쉬면서 진료시간을 기다리고,밤에는 VIP멤버를 대상으로 와인바가 운영되는 가장 특색있는 곳이다.

8층엔 고객의 긴장을 해소해주기 위해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치료실이 마련돼 있다.

그렇다고 강남예치과가 외형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치과의사 한 명당 하루 진료고객수를 다른 치과의 3분의 1 수준인 10명으로 제한,충분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치과의사들은 매주 세미나를 통해 다음 주 치료계획을 서로 체크하고 자문해주는 최적의 치료 서비스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치료비는 서울의 여느 치과보다 50~200% 비싼 편이다.

유기준 원장은 "16년간 서구처럼 친절하고 럭셔리한 명품 치과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중국 베트남 분원에 이어 일본 진출도 추진하는 등 해외에서 브랜드 파워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