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부실 대출에 따른 신용위기로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군소 은행들의 금융위기로 경영사정이 악화되면서 주가는 바닥 모를 추락을 하는 등 곤경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방 은행들이 호시절에 했던 주택 모기지와 다른 대출의 손실이 커지면서 고통을 겪고 있어 사정이 더 나빠질 경우 일부 은행들은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처럼 구원의 손길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지방은행들에 자금을 대주거나 인수하려는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하이오주의 핍스서드(Fifth Third) 은행은 18일 배당금을 줄이고 20억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밝혔고 주가는 주당 9.26달러로 27%나 폭락해 10여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다른 지방 은행들의 주가도 급락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의 지방 은행 지수는 18일 6.8% 떨어졌다.

포테일즈 파트너의 애널리스트인 제니퍼 톰슨은 "모두가 바닥이 어디인지를 찾고 있다"며 은행들이 자본조달 계획이나 실적을 내놓을 때마다 사정은 예상보다 나빠져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은행들의 주가는 주택 및 건설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추락을 지속해왔다.

S&P 500의 지방은행 지수는 올해 들어 이미 39%나 떨어졌다.

내셔널시티 은행은 1년간 주가가 86%나 빠졌고 퍼스트 호라이즌 내셔널은 80%, 핍스서드 은행은 78% 떨어지는 등 지난 1년간 지방 은행의 주가는 추락을 거듭해왔다.

지방 군소 은행들의 경영 사정은 1980년대와 90년대 초의 저축대부조합 위기 때 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현재 이들 은행이 직면한 어려움의 폭과 깊이는 경영진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연방 금융당국은 지방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위험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신문은 지방 은행들의 걱정을 더 키우는 것은 자금 조달을 하려 해도 투자자들이 이에 나서기를 꺼려 그 비용이 매우 비싸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17일 낸 보고서에서 신용 위기가 내년까지도 완전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미 차입한 1천200억달러 외에 650억달러 가량의 추가 차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신용 위기를 계기로 은행간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대형 은행들도 자기네 문제를 선결해야하기 때문에 취약한 군소 은행들의 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