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관문이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 상장 심사 승인율이 올 들어 크게 낮아지면서 상장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증권사와 IPO(기업공개) 예비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위원회의 상장 심사가 예년에 비해 까다로워졌다고 지적했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낸 기업 46곳 가운데 지난주까지 26곳이 상장위원회 심사를 받아 15곳만 상장 승인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장 심사 승인율은 57.6%에 불과하다.

이는 증권선물거래소가 통합된 2005년부터 작년까지의 승인율 77.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장심사 승인율도 71.9%에 달했다.

특히 지난 12일 열린 코스닥 상장위원회에서는 5곳 가운데 에너지솔루션즈 신텍 등 2곳만 승인됐고,직전에 열린 위원회에선 7곳 가운데 케이제이프리텍 사이버다임 삼강엠앤티 흥국 등 4곳만 관문을 통과했다.

최근 한 달간 2곳 가운데 1곳은 탈락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심사 기조가 크게 바뀐 것 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가 1025개로 늘어난 데다 불안한 시장 속에 공모주들이 부진한 성과를 내자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한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과거와 달리 상장 심사가 매우 까다로워졌다는 데 업계 전체가 공감하고 있다"며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들의 사업성은 대부분 문제되지 않지만 내부통제장치 등 지배구조상의 문제를 이례적으로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내부통제시스템과 경영 투명성을 문제 삼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기준이 명확치 않아 탈락한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과거에 비해 상장심사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예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떨어진 기업들이 특별한 실적 개선도 없이 상장심사를 재청구하는 등 좋지 않은 기업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심사 승인율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위원 9명 가운데 2명밖에 바뀌지 않았다"며 "코스닥 상장 심사에 대한 기조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