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눈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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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예능 교육을 시켜본 부모들은 말한다.
"뛰어난 예술가와 훌륭한 교육자는 일치하지 않는다."
유명한 연주자나 화가라고 해서 반드시 잘 가르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학생의 수준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자기 식으로 지도하는 통에 아이가 흥미를 잃고 힘들어할 수 있다고 한다.
운동도 비슷하다.
히딩크 감독의 선수 시절 경력이 화려하지 않았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거니와 소문난 코치나 감독 가운데엔 현역 때 날리던 사람보다 무명이었거나 선수 생활을 일찍 접은 쪽이 더 많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교사나 강사의 출신 대학과 학생의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
해석은 복잡하지 않다.
예술이든 스포츠든 공부든 탁월한 사람은 보통이거나 뒤처지는 사람의 입장과 심정을 알기 힘들다.
생각만큼 못 따라온다 싶으면 답답해 하거나 지도를 포기하기 쉽다. 반면 연주자나 선수로서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은 선두대열에 끼지 못한 2군의 문제와 속내를 파악,1군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풀이다.
교육과 리더십에서 눈높이가 중요한 이유다.
실력이 제아무리 좋아도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알아듣게 설명,공감과 의욕을 끌어내지 못하면 소용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쇄신에 앞서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말이 그렇지 사실 어디에 맞춰야 할지 난감할 것이다.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내편 아니면 무조건 적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지금같은 때 실무도 알고,도덕성도 갖추고,원론대로 되지 않을 경우 당황하고 고민하느라 시간 보내지 않고 빨리 판단하고 행동할 사람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게 분명하다.
눈높이를 맞추자면 무릎을 굽혀야 한다.
선 채로 맞추다간 자칫 '우리집 정원사도 가난하고…'식이 될지 모른다.
평생 국민에게 다가서려던 정조는 이런 말을 남겼다.
"천하의 일은 공(公)과 사(私)일 뿐이다.
예전엔 일의 성패와 기미를 알기 쉬웠지만 지금은 어렵다.
알기 쉬운 건 공이고 어려운 건 사다.
눈의 콩깍지를 벗기면 일의 절반은 이뤄진 것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뛰어난 예술가와 훌륭한 교육자는 일치하지 않는다."
유명한 연주자나 화가라고 해서 반드시 잘 가르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학생의 수준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자기 식으로 지도하는 통에 아이가 흥미를 잃고 힘들어할 수 있다고 한다.
운동도 비슷하다.
히딩크 감독의 선수 시절 경력이 화려하지 않았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거니와 소문난 코치나 감독 가운데엔 현역 때 날리던 사람보다 무명이었거나 선수 생활을 일찍 접은 쪽이 더 많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교사나 강사의 출신 대학과 학생의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
해석은 복잡하지 않다.
예술이든 스포츠든 공부든 탁월한 사람은 보통이거나 뒤처지는 사람의 입장과 심정을 알기 힘들다.
생각만큼 못 따라온다 싶으면 답답해 하거나 지도를 포기하기 쉽다. 반면 연주자나 선수로서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은 선두대열에 끼지 못한 2군의 문제와 속내를 파악,1군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풀이다.
교육과 리더십에서 눈높이가 중요한 이유다.
실력이 제아무리 좋아도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알아듣게 설명,공감과 의욕을 끌어내지 못하면 소용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쇄신에 앞서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말이 그렇지 사실 어디에 맞춰야 할지 난감할 것이다.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내편 아니면 무조건 적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지금같은 때 실무도 알고,도덕성도 갖추고,원론대로 되지 않을 경우 당황하고 고민하느라 시간 보내지 않고 빨리 판단하고 행동할 사람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게 분명하다.
눈높이를 맞추자면 무릎을 굽혀야 한다.
선 채로 맞추다간 자칫 '우리집 정원사도 가난하고…'식이 될지 모른다.
평생 국민에게 다가서려던 정조는 이런 말을 남겼다.
"천하의 일은 공(公)과 사(私)일 뿐이다.
예전엔 일의 성패와 기미를 알기 쉬웠지만 지금은 어렵다.
알기 쉬운 건 공이고 어려운 건 사다.
눈의 콩깍지를 벗기면 일의 절반은 이뤄진 것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