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기아車.BMW 등 생산.판매 투자 적극 확대

GM등 美 '빅3'는 고전

'경쟁사의 위기는 나의 기회.'

현대자동차,폭스바겐,BMW 등 유럽 및 아시아의 자동차회사들이 미국시장 공략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가 고전하는 지금이 시장을 넓히는 최적기라는 판단에서다.

미국시장이 내년부터 회복될 전망인 데다가 수익성 높은 고가 차량이 많이 팔린다는 점도 미국 공략을 강화하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GM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08년 창사 후 처음으로 20% 밑으로 떨어졌고,빅3 점유율도 사상 최저인 44.4%에 머물렀다.



◆유럽.아시아 차 업체,잰걸음

폭스바겐은 2010년까지 연산 10만~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미국 현지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이 회사가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1988년 피츠버그 공장 폐쇄 이후 20여년 만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만난 데트레프 비테히 수석부사장은 "1960~1970년대 미국시장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폭스바겐이 최근 부진했던 이유는 유럽 내 제조원가 상승으로 차값이 비싸졌고 환율변동도 심했기 때문"이라며 "미국공장 건설과 부품 현지조달로 두 가지 단점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도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판매를 늘리기 위해 2억7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펜실베이니아 등에 부품조달센터를 신설하고,뉴저지의 미국 본사 인력을 확충한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말 LA에서 미국 첫 디자인센터를 연다.

내년 말에는 조지아공장을 완공해 연 30만대씩 현지 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자동차는 다음 달 '제네시스'를 미국에 선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51만5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면서 첫 해외시장 공략지역으로 미국을 선택했다"며 "현지 독점딜러 비중을 확대해 작년보다 판매를 10% 이상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빅3,"뼈 깎는 구조조정"

'노조의 덫'에 걸려 침몰한 미국 빅3는 작년 말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대타협을 이뤄낸 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재기의 발판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 387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GM은 내년부터 미국 및 캐나다 공장 4곳을 폐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재고가 쌓이는 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 70만대 감산한다는 계산이다.

생산직 1만9000명도 추가 퇴직시키기로 했다.

북미 전체 직원 중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2년간 3만3600명을 감원한 포드는 사무직 2000여명을 추가로 줄이는 동시에,다음 달 말까지 사무실 내 모든 경비를 15%씩 일괄 낮추기로 했다.

1947년 준공한 뒤 2006년까지 가동했던 조지아주 공장부지도 최근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했다.

크라이슬러는 올 3분기 생산량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20% 줄인 51만~54만대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밥 나델리 사장은 "판매,주문량,현금흐름을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지금은 비상 시기"라고 설명했다.

볼프스부르크(독일)=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