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전국 15개 지부가 13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철강·시멘트 등 핵심 산업 자재의 출하량이 반토막으로 급감,전국 산업 현장으로 불똥이 번지고 있다.

파업 첫날부터 비노조원까지 가세,평택항은 컨테이너 처리가 전면 중단됐고 광양항은 개항 10년 만에 처음으로 화물 처리량이 10%대로 떨어지는 등 주요 항만이 마비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전국 산업 및 건설 현장에 냉연강판,철근 등을 공급하고 있는 포항철강공단 내 업체들의 제품 수송 중단에 따라 곳곳에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하루 9000t의 철강 제품을 출하하고 있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부터 철근과 H빔 출하가 완전히 묶여 생산 제품을 야적장에 쌓아두고 있다.

후판,형강 등을 생산하는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역시 이날 생산한 1만4000여t을 전혀 실어내지 못했다.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등 시멘트 업계도 화물 운송에 차질을 빚어 이날 제품 수송량이 평소보다 50%가량 줄어들었다고 한국양회공업협회가 밝혔다.

이 여파로 건설 공정에 차질을 빚는 공사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육로 수송 비중이 높은 유화 업계는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하루 1만5000t의 화학제품 원료를 출하해온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삼성토탈 등 3사는 화물연대에 속하지 않은 차량들을 이용해 이날 1200t을 긴급 출하했지만 야적장에 5만t의 물량이 쌓여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부산항 등 주요 항만과 사업장의 화물 수송이 부분적으로 중단돼 52개사가 1073만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하지 못했고 27개사는 298만달러어치를 수입하지 못하는 등 산업 현장의 피해가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수도권 물류 중심인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에 군부대 화물차량 40대를 긴급 투입하고 부산항에 25대의 컨테이너 차량을 배치했다.

그러나 철도·공항항만노조가 화물 대체 수송 거부를 선언하고 나서 정부의 비상 수송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정부는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집단 운송 거부 사태가 지속될 경우 화물연대 집행부를 포함,강경 투쟁을 부추기거나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 행위자들에 대해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또 불법 화물 운송 거부자에 대해서는 유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김동민/김철수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