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도 화물연대 파업의 불똥이 튀고 있다.

13일 건설사에 따르면 화물연대 소속 벌크시멘트 트레일러(BCT) 운행이 중단되면서 시멘트 공급이 중단되고 철근,콘크리트 등 자재가 제때 반입되지 못하는 공사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건설기계노조마저 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지난 3월 말 레미콘 생산 중단과 펌프카 파업으로 빚어진 공사 중단 사태가 석 달 만에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수원 영통구 망포동에 있는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지반침하를 막기 위해 땅 속에 파일을 박는 작업이 지난 3일부터 화물연대 노조원들의 파일 운송 거부로 열흘째 중단돼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 중단으로 파일 박는 작업이 끝나야 진행할 수 있는 후속 공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며 "철근과 레미콘도 2~3일 전부터 반입되지 않아 건물 골조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 영종신도시에서도 덤프트럭 기사들의 운행 거부로 20일 넘게 공사가 중단돼 있다.

영종신도시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의 경우 이날 화물연대 파업으로 석고보드 등 마감재 반입이 중단됐고,충남 당진의 플랜트 공사현장에서는 철근 수송이 중단돼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나마 파업에 대비해 주요 자재를 미리 확보해 놓은 건설사들이 많아 아직은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 더 많은 상태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 중단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건설업계는 화물연대에 이어 오는 16일부터 건설기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최악의 경우 공사현장이 '올스톱'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덤프트럭 레미콘 굴착기 타워크레인 펌프카 등 27개 분야 건설기계 사업자가 노조에 참여하고 있어 파업을 강행할 경우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대체 공정 시행계획을 짜는 등 비상이 걸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파업 등을 예상해 180여개 현장에 미리 철근 등 자재를 확보하도록 조치해 놓았지만 앞으로 레미콘 반입이나 토사 운반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강황식/이건호/임도원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