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현대자동차를 더 큰 위기로 내몰고,결국 우리 스스로 고용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윤여철 현대차 울산공장장(사장)은 이 회사 노동조합이 민주노총 주도의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한 것과 관련,13일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윤 사장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 임직원들에게 배포한 담화문을 통해 "민주노총이 파업의 명분으로 내건 문제들은 하나같이 개별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파업으로 회사를 압박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에서 총파업에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밖에 없다"며 "언제까지 현대차만 정치파업의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공공 서비스 사유화 반대 △대운하 건설 반대 △유가·물가 폭등 저지 등을 명분으로 총파업을 벌이기로 하자 동참키로 하고 12~13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했다.

윤 사장은 대내외 경영 환경에 대해 "고유가와 원자재값 인상으로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고,세계적으로도 전례 없는 자동차 산업 불황이 예상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되풀이된다면 회사의 안정과 직원들의 고용이 치명적으로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 일류 자동차 업체들이 대체에너지 차량을 개발하는 등 미래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보다 뒤처져 있는 현대차가 정치 파업의 볼모로 잡혀 있을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든 고객과 국민은 현대차가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는 기업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 사장은 "과거 정치파업이 남긴 것은 엄청난 생산손실과 대외 이미지 하락뿐이었다"며 "직원 여러분이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