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화물연대와 민노총 파업이 가시화되는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마저 불이 붙는 양상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가뜩이나 힘든 우리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고 보면 이만저만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노동계는 파업을 강행하기에 앞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될 게 있다.

과연 지금의 상황이 파업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냐 하는 점이다.

화물연대와 건설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각각 13일과 1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작금의 어려움은 기본적으로 국제유가 폭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름값 앙등으로 인해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형편이 얼마나 나빠졌는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기업들 또한 경영여건의 급격한 악화란 측면에서는 다를 게 없다.

기업들 역시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일방적 주장만을 내세워 물류대란을 일으키고 산업 현장을 마비시키는 일은 있어선 안될 것이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파업 찬반투표가 마무리되는대로 파업 계획을 확정할 예정인 민주노총의 경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현대자동차를 비롯 대형사업장들이 즐비한 만큼 엄청난 파급영향을 미칠 게 불을 보듯 뻔한데도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한반도 대운하 반대 같은 정치적 요구를 전면에 내세운 불법파업을 시도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런 것들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불법 정치 파업으로 자신의 일터이기도 한 기업을 곤경에 빠트려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지금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어렵기 짝이 없다.

원자재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내리막 일변도다.

세계 경제 역시 둔화(鈍化) 추세가 완연한 가운데 기업들은 급격한 원가상승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생활형편이 악화된 것은 화물연대나 민노총 조합원들만이 아니다.

국민 전체가 어려움을 참으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섣부른 파업은 자제해야 마땅하다.

머리를 맞대고 한 발씩 양보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노동계도 우리 경제의 책임있는 한 축이고 노조원들 또한 한사람의 국민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