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엔 삼국지를 즐겨 읽었다.
친구들과 몇 번 독파했느냐며 다독 경쟁까지 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의 성격과 처세술,치세,인간관계,군신관계,인생관,국가관을 배웠다.
밤새워 읽었던 책 중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대망'도 빼놓을 수 없다.
책을 읽으며 감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들에겐 공통적으로 뛰어난 리더십이 있었다.
리더십에는 보스형과 리더형이 있다고 한다.보스는 명령하는 핑거 스타일(Finger Style)이고 리더는 부하가 스스로 따르게 한다.
그래서 리더는 통찰력과 올바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얼마 전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자동차를 몰고 가다 조마조마한 광경을 목격했다.운전하고 가는데 어미 오리가 출구를 못 찾고 길 한 복판에서 어린 새끼들을 데리고 방황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것이 다 죽겠구나 싶었다.리더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반면에 최근 끝난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피부색에 대한 편견을 이겨내고 승리한 버락 후세인 오바마 의원.그는 온갖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꿈과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피부색뿐만 아니라 이름도 미국인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의 이름 버락은 아프리카 현지어이고,후세인은 전 이라크 대통령의 이름이고,오바마는 아직도 현상금이 걸려 있는 오사마 빈 라덴과 비슷하다.그러나 그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변화'라는 비전을 제시해 결국 이겼다.이 얼마나 멋진가! 우리의 리더도 오바마처럼 확고한 신념과 비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또 경선에 승복하고 오바마를 지원하는 힐러리도 멋졌다.
이들에게서 진정한 리더십을 느낀다.
전쟁에서 "나를 따르라"는 장군의 외침에 부하들이 목숨을 던지는 것은 리더십의 힘이다.
요즘 고유가,쇠고기 등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 나갈 지도자들의 명민한 판단을 기다린다.
그러나 작금의 리더십 부재,자리 다툼,개인의 이권 싸움 등 서로 헐뜯고 비난하는 정치 풍토에서는 감동의 리더십을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정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기에 우리를 고속도로 한 가운데로 데려가는 어미 오리의 우둔함을 걱정한다.지금 서울 세종로에 서 있는 이순신 장군의 서슬퍼런 눈빛이 우리를 꾸짖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