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근거없는 소문이 난무하며 관련업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대개 메신저를 타고 전파되는 이러한 소문은 실체가 없거나 사실무근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교보증권은 10일 오전 갑자기 주가가 6.98%나 치솟았다.

유진투자증권도 같은 시간 2.04% 오른 가격으로 거래됐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이 무너지는 등 급락하는 가운데 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는 교보증권이 주당 3만2000원의 가격에 유진투자증권에 인수될 것이란 소문 때문이었다.

양측이 거의 합의해 이번 주에 계약이 체결될 것이란 일정까지 나돌았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교보증권을 인수하려는 생각은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인수를 접은 지 꽤 된다"며 "교보증권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교보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하락세로 반전해 결국 6.51%,1.36%씩 하락한 채 마감됐다.

대신증권도 이날 장중 10.84%나 급등했다가 2.71%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그룹이 대신증권과 제휴관계인 일본 스팍스그룹과 손잡고 대신증권을 인수한다는 그럴듯한 분석이 메신저를 통해 유포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이 높지 않다보니 이날처럼 비슷비슷한 소문이 잠잠해질만 하면 고개를 든다"며 "물론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밑도 끝도 없는 증권사 M&A설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일에는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 입찰에 앞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현대증권 지분 5%를 시장에서 매입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같은 날 대우증권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민영화에 따라 같이 매각될 예정이어서 곧 상장폐지될 것이란 루머까지 나왔다.

또 골든브릿지증권은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설이 유포됐고,SK증권은 지난달 15일 GE에 곧 매각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 때마다 해당 증권사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모두 급락세로 돌아섰다.

증권사 M&A설이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나중에 시세 조종 세력이 있으면 물론 심사하지만,통상 소문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이 나오는 시기와 심사까지는 적지않은 시차가 있어 즉각적인 조치는 어렵다"고 난감해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짝짓기 현상이 계속되는 한 근거가 없는 소문들이 지속적으로 유포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