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투자증권 통해 선박펀드 출시 … 수익구조 다변화

현대중공업이 최근 인수키로 한 CJ투자증권을 통해 선박금융 시장에 진출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0일 "CJ투자증권 인수는 장기적으로 선박금융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선박펀드를 출시해 시장 상황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박펀드는 일반인 및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모은 자금과 금융회사 차입금으로 선박을 건조한 뒤 완성된 선박을 해운회사에 빌려주고 운용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금융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자금의 70% 가량은 차입금으로 채워지고 20%는 개인 및 기관투자가의 돈으로 충당된다.

나머지 10%는 선박 발주회사의 선수금이다.

해운강국이 몰려 있는 유럽에서는 선박펀드를 통한 선박 건조가 보편화돼 있다.

독일은 선박펀드를 통한 선박 건조 비중이 70~80%에 이를 정도다.

한 척에 수억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몇몇 투자자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4년 선박펀드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약 70개의 선박투자펀드가 만들어졌지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회사'라는 명성을 선박펀드 육성에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해운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조선 및 해운업계 정보가 어느 곳보다 풍부하다"며 "대외신인도도 높아 선박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CJ투자증권 모두 국내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경상남도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현재 선박금융 시장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일부 선박금융에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 선주'가 배를 살 때만 겨우 참여하는 수준이다.

국제 선박시장의 큰 손들이 대부분 그리스 노르웨이 등 외국인이어서 수익 확대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삼성중공업이 따낸 수주 104척 가운데 '토종 선주'의 주문은 단 한 건도 없었고 대우조선해양도 135척 가운데 2척에 그쳤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증권 및 자산운용업 진출을 계기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선박금융 등 다양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