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던 캐피털사와 저축은행들의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아주그룹은 1205억원에 기보캐피탈 지분 82.84%를 인수했다.

작년 말 기보캐피탈의 자기자본이 689억원이므로 지분 82.84%에 해당하는 순자산(570억원)의 2.11배를 인수대금으로 지급한 것. 작년 말 우리금융지주가 한미캐피탈(현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할 당시 순자산의 3.2배를 인수대금으로 지급한 것에 비해 70% 수준에 불과하다.

작년 5월 효성그룹이 스타리스의 경영권을 확보할 때(2.16배)보다 낮다.

별도 프리미엄 없이 경영권을 넘기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모기지론 전문 업체인 파이낸스타의 대주주는 최근 신주 발행 방식으로 농협에 대주주 권한을 넘기기로 했다.

458억원의 투자금이 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에 쓰여 대주주 입장에서는 프리미엄을 거의 받지 못했다.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농협은 71.55%의 지분을 확보한다.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한국캐피탈은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미엄이 떨어지기는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최근 HK저축은행은 부산 동광저축은행 지분 94.9%를 325억원에 인수했는데 자기자본 대비 인수가액은 3.19배였다.

이는 작년 12월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예아름저축은행을 인수할 때의 5.33배보다 낮다.

하태경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캐피털사를 인수하려는 업체가 감소하고 있고 저축은행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프리미엄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