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고민 길어지는 이유는
정국 살피고…'강부자ㆍ고소영' 피하고… 靑ㆍ내각 10여명 교체

쇠고기 파문 해법 마련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지난 4일쯤 수습책을 내놓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모색했으나 촛불시위 및 여론 등을 지켜보자며 연기했다.

이어 지난 주말쯤엔 발표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 주로 넘어왔고,금명간 입장 발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이렇게 장고를 거듭하는 이유는 우선 정국상황을 좀 더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밤 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간 전화통화에서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키로 한 것을 계기로 청와대는 시위 양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10일을 1차 고비로 보고 있다.

이날 '6ㆍ10 민주화운동 21주년 대규모 촛불시위'가 예정돼 있다.

촛불시위 규모 등이 쇄신 수준의 준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길게는 13일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여중생 효순ㆍ미선양 6주기 추모 집회도 있다.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국정 전반의 시스템 정비책도 내놔야 한다.

특히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리더십 변화까지 함께 모색하고 있는 것도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다.

후임자 물색 작업도 함께 시작했지만 여러 면에서 여의치 않다.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내각' 비판을 또다시 듣지 않으려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청문회를 통과하기 위해선 도덕성,재산 문제뿐만 아니라 출신 지역 및 학교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제약 조건이 따른다.

인적쇄신과 관련,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10일 국무회의 직후 일괄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폭은 청와대 수석과 장관을 포함 10여명 선. 정치인들이 대거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들의 경우 이종찬 민정,김중수 경제,김병국 외교ㆍ안보,박재완 정무수석 등 절반가량인 4명 안팎에 대한 교체 및 자리이동을 검토 중이다.

내각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임으로 권오을 김광원 이방호 홍문표 전 의원,이명수 전 덴마크대사,서규용 한국농어민신문 사장,윤석원 중앙대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는 전재희 의원이 유력하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는 4선 중진인 황우여 의원과 재선인 이군현 의원이 거명된다.

만약 기획재정부 장관이 교체된다면,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윤증현 전 금감위원장 등이 앞서 있다는 관측이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