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회사 고금리 대출상품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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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신용낮은 서민 대상 연리 20~30% 판매대행 허용
빠르면 이달말부터 고객들은 은행 창구에서 캐피탈 등 서민금융회사의 신용대출을 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는 고객은 해당 은행의 자회사를 통해 담보가치의 최고 20%까지 추가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자회사 대출상품의 판매를 대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권해석 질의가 들어와 판단한 결과 '은행의 대출상품 판매 대행이 은행의 부수업무에 해당해 허용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용도가 낮아 자체 대출심사에서 거절한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 창구에서 자회사인 서민금융회사 대출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은행은 우리파이낸셜,하나은행은 하나캐피탈,기업은행은 기은캐피탈,신한은행은 신한캐피탈의 대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은행권 중에선 우리은행이 자회사 대출상품 판매에 가장 적극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리파이낸셜 대출 심사시스템을 우리은행 전산망에 설치해 테스트하는 중"이라며 "이달말부터 은행 창구를 통해 우리파이낸셜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찾아오면 일단 은행 대출시스템을 통해 상담을 한 뒤 신용등급이 낮거나 한도가 부족하면 고객동의를 거쳐 우리파이낸셜 시스템을 통해 대출을 해 주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우리파이낸셜의 주력 대출상품은 '우리모두론'으로 신용대출 상품이다.
현재 금리는 연 7∼39%이며 우리은행은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하더라도 같은 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하나 기업 신한 등 다른 은행들은 현재 은행 창구에서 판매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며 판매시기는 나중에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회사인 기은캐피탈이 현재 어음할인 신기술금융 등 기업대상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며 현재 일반인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라며 "우선 기은캐피탈이 자체적으로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한 뒤 이후 은행 창구 판매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캐피탈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완하는 방식의 영업을 모색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은행은 담보가치의 40%(투기지역 아파트의 경우)까지 밖에 대출해 주지 못하지만 캐피탈 회사는 추가로 10∼20%를 더해 줄 수 있다"며 며 "관련 상품 개발을 검토해 보겠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점포망이 잘 갖춰진 은행이 제2금융 자회사의 대출상품을 판매 대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소액금융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이 관련상품을 팔게 되면 금리가 연20∼30%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어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들도 경쟁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다만 "은행이 영업창구에서 제2금융 자회사의 대출상품을 팔 때는 은행 대출상품과 대출조건이 다르다는 점과 약관내용 등을 명확히 설명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은행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따른 민원 증가 및 은행의 판매대행 동향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정재형/김현석/정인설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