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서 '길모퉁이'란 상호로 차와 커피,식사 등을 제공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백철희(49)입니다.

점포는 힐튼호텔 정문 앞에 있는 건물 1층에 있습니다.

62㎡(19평) 규모에 30석을 갖추고 있습니다.

상호처럼 경사진 언덕길 모퉁이에 있기 때문에 도로변에서 보면 1층이지만 건물 측면에서 보면 반지하 가게로 보입니다.

저는 중구 필동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산으로 운동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점포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에서 장사를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10월 개업했습니다.

이전에 강남구 신사동에서 15년 동안 카페를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점포는 보증금 2000만원에 권리금 2000만원,월세 125만원의 조건으로 계약했습니다.

인테리어와 집기 구입 등에 6000여만원이 들어 창업비용은 1억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차와 커피만 팔다가 고객들이 식사와 술도 판매할 것을 권유해 개점한 지 10일 만에 지금처럼 식사와 술,차,커피 등을 모두 파는 카페가 됐습니다.

커피와 주류를 제외한 식사메뉴는 샌드위치 라면 야채죽 열무국수 볶음밥 떡국 스테이크 등으로,가격은 5000~6000원대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새벽 3시까지입니다.

그동안 홍보와 영업을 열심히 한 결과 명단을 800명 가까이 확보했고 단골도 많이 생겼습니다.

단골들의 도움으로 인근 회사의 회식뿐 아니라 외국인 단체 손님들도 찾아 옵니다.

그러나 하루 매출이 35만~40만원 선까지 오르다가 정체돼 있습니다.

하루에 20시간 가까이 영업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매출은 부족해 보입니다.

한 달에 300만~400만원 정도 수익을 내지만 제 인건비를 제하고 투자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제 능력만으로는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를 느낍니다.

좀더 노력해 가게를 '남산의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한국적 낭만카페로 외국인 유혹 ‥ 인터넷 홍보 통해 '남산 명물' 부각


의뢰인은 15년 동안 카페를 경영한 경험을 살려 열정적으로 운영한 결과 개점한 지 8개월 된 점포치고는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점포가 불리한 입지조건 탓에 2년여 정도 비어 있던 점을 감안하면 의뢰인의 영업 수완은 인정할 만합니다.

그러나 의뢰인의 평가대로 하루 20시간 노동력 투입과 창업 투자비용을 감안한다면 현재 매출과 수익은 부족합니다.

손익분기점보다 다소 높은 하루 50만원,월 1500만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해 경영을 개선하고 홍보를 강화해야 합니다.

외국인과 내국인의 고객 비중은 50 대 50으로 지금까지 힐튼호텔 외국인 투숙객을 겨냥한 의뢰인의 점포 운영은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보다 많은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적 소박함이나 연정을 느낄 수 있는 '낭만 카페'로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콤달콤한 비빔국수나 단호박죽,낙지볶음밥 등 한국적인 메뉴를 추가해볼 만합니다.

현재는 식사메뉴와 저녁 술안주가 이원화돼 있어 점심에는 양식과 분식류에 가깝고 저녁에는 일반 맥주집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점심과 저녁 안주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물떡찜이나 낙지.소시지 야채볶음 등도 도입할 만합니다.

메뉴북은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합니다.

식사 메뉴에는 요리 사진과 함께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병행 표기하고 간단한 설명을 첨가하는 것만으로 외국인 고객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의뢰인이나 종업원이 영어이름으로 된 애칭을 사용한 명찰을 패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외부 간판이나 벽체는 보다 깔끔하고 산뜻하게 교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글로 된 상호를 크게 표현하고 어두운 벽체를 밝은 색상으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보조간판이나 이젤,배너 현수막을 활용해 가시성을 높이는 방안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무엇보다 입지적인 조건상 근거리 영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멀리서도 찾아오게 하는 '남산의 명소'로 부각시키는 홍보 전략이 요구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터넷입니다.

홈페이지나 인터넷카페,블로그 등을 개설해 점포를 알려야 합니다.

이때 '남산에서 가장 운치있는 길모퉁이 카페''남산에서 가장 맛있는 카레를 먹을 수 있는 카페' 등 점포의 컨셉트를 부각시키는 슬로건을 내거는 게 효과적입니다.

평일에는 오후 6시 이후,주말에는 24시간 도로변이나 노상 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돼 있다는 것도 인터넷뿐 아니라 전단지나 메뉴북을 통해 적극 홍보해야 합니다.

명소로 발전하기 위해선 '길모퉁이 카페'만의 독특한 컨셉트와 이미지를 강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길모퉁이를 연상할 수 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가게 소품으로 적극 활용하고 의뢰인도 이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추는 게 좋습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입지 ‥ 남산 올라가는 언덕길에 위치, 단골손님 아니면 찾기 힘들어

점포 내부는 좁은 공간을 최대한 살려 잘 꾸며놓은 반면 간판 등 외부는 어수선한 데다 칙칙한 인상을 풍겨 산뜻한 내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검은 바탕에 점포명이 일본어로 크게 쓰여 있고 그 밑에 한글로 작게 적혀 있는 간판은 가시성이 떨어지는 데다 길모퉁이 카페라는 컨셉트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점포에 근접하지 않고는 무엇을 파는 곳인지 알기 힘듭니다.

입지 특성상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고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은 대부분 힐튼호텔 투숙객으로 체류기간이 끝나면 외국으로 떠납니다.

의뢰인은 단체 고객이나 회식 손님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단체 고객들로 인해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이 발길을 돌린다면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식사 메뉴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대로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니 일관성이 떨어지고 특화된 메뉴도 없습니다.

테이블에 메뉴 사진을 부착해 놓았지만 청결치 못한 느낌을 주고 정작 메뉴판에는 음식 사진이 없고 영어 번역도 없어 외국인들이 주문하기 불편합니다.

테이블위에 놓여진 꽃바구니는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는 있지만 식사하는 데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의뢰인은 현재 하루에 20시간 가까이 카페 운영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체력 안배나 충분한 휴식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객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 걸림돌 ‥ 외국인 위한 영어메뉴 없고 음식종류 너무 많아서 혼란

의뢰인의 점포는 힐튼호텔과 50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호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점포로서는 최적의 위치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을 제외한 손님들에게는 유리한 입지가 아닙니다.

우선 남산으로 올라가는 언덕길 모퉁이에 있어 도보로 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지하철 4호선 서울역에서 의뢰인 점포까지 걸어가면 10분 정도 걸리지만 가파른 경사면으로 인해 신체적으로 느끼는 거리감은 상당합니다.

카페를 알고 오는 고정 고객들이 차량 없이 도보로 걸어 올라오기에는 부담스러운 데다 낮에는 주차 공간을 찾기도 힘듭니다.

남산 등산길에서 내려오면서는 사람들은 점포를 방문하기 수월하지만 일부러 서울역이나 남대문 방향에서 올라오면서 매장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모퉁이 점포지만 전면 폭이 좁고 경사면 정점에 위치해 있어 도로로 이동하는 통행객은 물론 차량으로 오는 고객들도 그냥 스쳐지나가기 쉽습니다.

점포 인근에는 힐튼호텔을 비롯해 SK텔레콤 CJ 등 사업장이 1000개가 넘고 직장인 수가 대략 12만명에 달합니다.

남산 방문객이나 힐튼호텔의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샐러리맨들을 어떻게 손님으로 끌어들이느냐에 이 지역에 있는 점포들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인근 남대문로 상권이 활발하고 대형 오피스빌딩 지하 아케이드에 식당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사무실 고객들을 언덕까지 올라오게 하려면 차별화된 장점과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 상담해드립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상권분석가,음식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로 하시면 됩니다.


◆도와주신 분들

김형영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과장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소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