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PEF) 약정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PEF가 허용된 2004년 12월 이후 3년 반 만이다.

하지만 PEF 성장세가 시장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법정관리기업 등이 줄면서 PEF의 주요 투자 대상이 사라져 향후 시장이 정체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PEF 약정 금액은 10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2004년 12월 2조8955억원에서 세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PEF 약정액은 매달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약정금액에서 실제 투자로 이어진 투자이행률도 높아졌다.

지난달까지 PEF를 통해 실제 투자된 자금은 7조원가량으로 투자이행률은 67%에 육박했다.

2004년 12월 12.6%,작년 말 47%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그러나 PEF 성장세가 최근 둔화되며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기범 메리츠증권 대표는 "PEF 자금이 3년 반 만에 10조원을 넘어서긴 했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결코 빠른 성장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기영 대우증권 M&A팀장은 "인수합병 건수가 크게 늘지 않은 데다 증권사와 은행이 PI(자기자본투자)를 늘렸고 기업들도 풍부한 현금성 자산으로 직접투자에 나서면서 투자 대상이 마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PEF는 공기업 민영화와 해외 진출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