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면서 어린 나이에도 어른처럼 행동하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고 뉴질랜드의 어린이 문제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7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매시대학 아동 교육 전문가인 킴벌리 파월 박사 등 어린이 문제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비중이 커지면서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문제들에도 자주 접하게 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며 그 같이 밝혔다.

이들은 어린이들이 과거에는 어른들이 보호막을 쳐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상황 속에도 이제는 자주 놓이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이 이렇게 되고 있는 데는 부모들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파월 박사는 경쟁사회에서 자기 아이들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되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특출함을 너무 강조하면서 현대 소비사회에서 어린이들의 조숙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에는 사춘기가 돼서야 접할 수 있었던 사고방식이나 생각들이 지금은 10대 초반기에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10대 초반의 나이에는 아직 그런 사고방식들에 적응할 수 있는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영국에서 실시된 한 초등 교육 연구에서도 350만명의 영국 어린이들이 '아동기 상실'이라는 우려할만한 상황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면서 이 연구에서는 사춘기가 너무 빨리 오고 있는 것을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뉴질랜드의 아동 건강 문제 전문가들도 10대 청소년들이 너무 빨리 성적인 행동을 시작하거나 심지어 약물에도 손을 대고 있다며 탈(脫) 어린이 성향에 대해 경고했다.

뉴질랜드의 10대 임신율은 선진국에서 세 번 째로 높아 2006년에는 15에서 19세 사이 소녀 1천 명 당 28.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10대 성인들이 크게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텔레비전, 인터넷, 부모의 보살핌 부족이나 이혼, 성적 학대 등을 들면서 특히 부모들이 아이들을 적절하게 보살피지 않으면서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파월 박사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어떤 연령대에서 어느 정도 성장단계를 보이는 게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점점 많은 어린이들이 너무 어린 나이에 조기교육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