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나 신규 사업 진출 같은 호재성 공시가 발표된 날 주가가 되레 곤두박질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시 정보의 주요 내용이 사전에 알려져 주가가 공시 전에 이미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넥사이언은 전날 인도네시아 석탄광구 채굴권을 확보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자마자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서 10.8%나 떨어졌다.

주가는 이날도 2.4% 내렸다.

이 회사 주가가 공시 전 나흘간 36.6% 급등했던 것을 감안하면 공시 내용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실제로 회사 측이 공시를 내기 3일 전인 지난달 31일 이미 일부 증권정보 사이트에는 인도네시아 자원개발 계약 공시가 나올 것이란 글이 올라와 있었다.

3일 100% 무상증자를 발표한 단성일렉트론도 비슷한 사례다.

지난주 이미 증권정보 사이트와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100% 무상증자+500억원대 공급계약 임박설'이란 내용이 시장에 돌았다.

소문과 함께 사흘 동안 14.9% 올랐던 주가는 정작 회사 측이 무상증자 공시를 내자 4.9%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날도 주가는 3.0% 내렸다.

알앤엘바이오와 세고도 사전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2일 일본 심스사에 줄기세포의 분리·처리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공시 전 나흘 동안 17.5% 상승했던 주가는 발표 이후 이틀 만에 10.2% 떨어졌다.

세고도 공시가 나오기 전엔 사흘간 29.7%나 올랐으나,지난 2일 장 마감 후 계열사인 예당에너지가 몽골 정부와 자원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는 공시가 나오자 다음날 5.9% 내렸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 흐름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소문에 의존해 단기 차익을 보려는 투자자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소문에 의존하는 투자는 설사 소문이 나중에 사실로 판명되더라도 리스크가 매우 높은 만큼 자제해야 한다"면서 "또 호재성 공시가 나오더라도 사전에 공시 관련 소문이 돌았는지,주가는 얼마나 올랐는지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자칫 소문을 유포했다가는 불공정거래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공시 사전 유출과 관련,"미공개 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며 "특히 시세조종 목적으로 허위 내용을 유포하거나 일부러 소문을 인터넷에 퍼뜨리는 투자자들은 집중 감시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