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현재의 연방금리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밝혀 미국의 금리 인하 행진이 멈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45달러(2.7%) 하락한 배럴당 124.31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52달러(2.8%) 내린 배럴당 124.5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버냉키 의장이 달러 약세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협을 경고하면서 연방금리가 현재 적절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혀 작년 9월 이후 이어진 금리 인하의 중단이 예상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급락했다.

버냉키 의장은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통화정책 회의에 위성방송연설을 통해 "우리는 달러 가치의 변화가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미치는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며 "두 가지 의무사항인 물가안정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위험에 맞서 통화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재무부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취하고 있다고 도 설명했다.

달러화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5411달러까지 거래돼 전날의 1.5537달러 보다 가치가 올라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장 강세를 보였고 이 영향으로 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편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이날 미 상원이 유가 조작 여부 등을 검증하고 시장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청문회에서 유가 거품(버블)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유가 상승이 미 경제가 침체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석유시장의 붕괴가 당장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유가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