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하반기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잠실 주공 재건축 1ㆍ2단지(1만1000가구)에 점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대료가 비싼 데다 재건축 조합 내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점포 계약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다음 달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잠실 주공 2단지(리센츠) 내 상가에 점포 신설을 준비하고 있으나 재건축 상가 조합원들이 지분 확정과 분양 위치 등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어 점포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신축 상가 지분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 대부분 은행들이 2단지를 일단 포기하고 우선 인근에 있는 잠실 주공 1단지(엘스) 상가 쪽으로 진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단지 내 입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상가 임대료와 분양가격은 주변보다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다.

1단지 상가 조합원들은 은행들에 3.3㎡당 5000만~6000만원의 임대 보증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1년 전 입주를 시작한 잠실 재건축 4단지보다 임대료가 2배 이상이고,강남 서초동 삼성타운보다도 50%가량 비싸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재건축 상가 조합원들이 소규모 지분을 나눠갖고 있어 은행 점포 개설에 필요한 330㎡(100평)를 확보하려면 수십명의 조합원들과 협상해야 하는 점도 점포 계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