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업은행 총재 내정자는 "국제시장에서 산은이 경쟁력 있는 투자은행(IB)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의 활로를 찾겠다"고 2일 밝혔다.

그는 "성과중심의 보수체계와 인사시스템을 통해 체질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또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을 할 것이며,노조도 경직된 사고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민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산업은행은 이제 국책은행이라는 울타리가 없어진다.

"산은은 이제 철저하게 '커머셜 베이스'로 가야 한다.
더이상 국가가 산은의 채무보증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2단계로 가야 한다.

아시아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것이다. UBS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은 해외자산 비중이 90%가 넘는다. 현지에 진출해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외부에서는 산은을 '신이 내린 직장'으로 본다. 은행의 체질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산은 내부에는 기업구조조정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우수한 인력들이 많다. 이들을 키위기 위해 인사와 보수시스템을 성과주의 중심으로 고쳐야 한다. 인사평가도 감점주의가 아닌 가점주의로 바꿀 것이다. 아무 일도 않는 대신 사고치지 않았다고 해서 인사고과를 잘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있을 때도 구조조정한다고 사람을 줄이지 않았다.

성장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자고 주장했고,그렇게 했다.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을 할 것이다. 사람을 짜르고 조직이 쪼그라들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노조의 경직된 사고는 바꿔야 할 것이다. 노조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머리 맞대고 논의할 것이다. 할 얘기가 아주 많을 것이다."

―당장 최고경영자부터 임금을 깎아야 하는데 상관없나.

"돈을 보고 일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는 CEO니까 상관없다. 하지만 직원들에게까지 사명감만을 갖고 일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현안인 산은 민영화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것인가. 혹시 산은이 주도적으로 인수합병(M&A)에 참여할 의향은 없나.

"민영화는 금융위원회나 재정경제부와 협의를 통해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인 방안을 찾아 추진할 것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기업 공개,정부 지분 매각 등은 우리금융 부회장으로 있을 때 해본 일이다. 산은보다 자산이 크고 인원이 훨씬 많은 우리금융그룹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광우 금융위원장과도 우리금융 1기 경영진으로 함께 손발을 맞췄다.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산은의 문제는 리테일(retailㆍ소매금융) 부문이 없다는 것이다. 원화조달 창구가 없다는 것인데 문제가 있다. 수신기능을 갖추기 위한 나름대로의 아이디어가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지만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박준동/이심기 기자 jdpower@hankyumg.com

◆약력

△1954년생,경기고ㆍ서강대 경영학과ㆍ뉴욕주립대 MBA

△1987년 씨티은행 뉴욕본점 기업재무분석부장

△1991년 리먼브러더스 서울사무소 부소장

△1994년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사무소장

△1996년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 대표

△2001년 우리금융그룹 부회장(CFO)

△2005년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