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 거래일 국내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그리 탐탁치 않다.

코스피 지수는 1840선 초반으로 다시 밀려나고 있고, 코스닥은 약보합권에서 제자리 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6월 증시가 호재와 악재의 힘겨루기 속에 하반기 강세장으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외 변수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수 상단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월말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 1900P 분기점에 선 코스피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6월 코스피 지수 전망치의 중요 분기점은 1900선이다.

코스피가 5월 회복과 재조정을 통해 지지선과 저항선을 모두 확인하면서 주가 레벨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면, 6월에는 주가 복원이 완성되며 하반기 뜀박질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반기 강세장으로의 복귀를 점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그널이 바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1900선의 돌파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900선을 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는 쪽은 고유가와 그에 따른 인플레 우려, 환율과 금리정책 등의 변수가 생각보다 더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양증권은 "계속된 유가 상승으로 경기 모멘텀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 우려가 글로벌 통화정책의 긴축을 부추겨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6월 코스피 지수 상단을 1900P로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금리와 환율, 유가 등 거시 변수의 급등락과 프로그램 매매가 더해지며 지수가 1800~1900P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은 인플레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힘든데다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를 반영한 실세금리가 오르고 있어 주식의 투자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후퇴하면서 경제지표 부진이 주가에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

이 증권사 김주형 연구원은 "그 동안 상승 요인 중 하나였던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면서 6월 중 예상되는 코스피 지수의 최대 목표치는 1900P라고 밝혔다. 하단은 1720P.

반면 이머징 마켓의 경제 성장세가 여전하고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도 아직은 건재하다는 측면에서 1900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는 추세 속에서도 내년 평균 주당순익 증가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면서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1780~1920P로 제시했다.

변동성이 커질 경우 최대 1950P까지 바라볼 수도 있다고 판단.

현대증권은 "신용경색 완화를 통한 주가 복원과 하반기 경기 사이클의 회복 재개를 반영하면서 코스피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1800P 전후를 지지선으로 최고 1960P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중에는 대략 2100~2120P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대우증권은 6월 전망치를 1750~1930P로 제시한 가운데 "1930P는 5월 고점이었던 190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다는 시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후반부로 갈수록 강하다

어쨋든 지수 상단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실적 발표를 통한 이익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는 월말로 갈수록 시장이 힘을 낼 것이란 의견은 동일하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경제지표들이 대부분 6월 중순 이전에 발표될 것이란 점과 선물 옵션 동시 만기가 예정돼 있다는 점 등에서 월 초반에는 지수 변동성이 다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의 하락 전환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고 오른 유가는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고 지적.

하지만 후반 들어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와 글로벌 증시 모두 실적 모멘텀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실적 시즌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6월 초 변동성이 높아지더라도 실적 기대감이 살아있어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월말로 갈수록 시장 흐름은 안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양증권도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그간 상승을 주도했던 업종들이 차익실현을 통해 가격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4월 이후 이익 모멘텀 반전이 뚜렷해진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전약후강의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이미 상승폭이 지나치다는 점에서 美 연준의 금리동결이 유력한 FOMC 회의 이후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의 반등도 기대.

대우증권 역시 "전반부에는 유가 및 확률 변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지수 상승을 제약하겠지만 후반부 들어서는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체력 아꼈다 후반전에 골을 넣어야

월말로 갈수록 증시 체력이 강해질 것이란 점에서 증시 전문가들은 월 초반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증권은 우려했던 미국 경기와 주택시장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고 국제유가의 하락 가능성도 점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증시에 대한 부담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6월 초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하반기를 대비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IT와 자동차 등 주도주와 대체에너지, 해외자원개발 등과 같은 고유가 수혜주, 원가 상승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종목 등의 테마군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대우증권 역시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반전을 이용해 IT와 경기관련 소비재, 산업재 섹터를 중심으로 저가매수하고 후반전 수익률 '골'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추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실적 장세 진입에 따른 2차 랠리를 대비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면서, 환율 대비 영업이익 민감도가 낮은 반도체>IT하드웨어>자동차순으로 주도주를 편입하고 내수주를 차선호주로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현대증권은 편중된 섹터 전략보다는 하반기 균형있는 주가 상승을 예상, 실적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우량주들을 저가 분할매수하라고 권고했다.

여기에 최근 시장의 또다른 트렌드가 되고 있는 개별 종목 장세에도 대비해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충족되는 종목과 턴어라운드 종목 등 '플러스 알파'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영증권은 하반기 중국 관련주와 IT, 자동차의 순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1년 이상의 장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목표 수익률을 다소 낮춰잡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