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반등하는 듯 했던 코스피 지수가 약세권으로 다시 밀려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수요 부진 우려에 국제유가가 130달러선 아래로 급락하고 뉴욕 증시가 상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투자 주체들의 눈치보기는 지속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5분 현재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138억원과 1156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2335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두시간이 채 안돼 25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가 쉬는 틈을 타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단순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가도 유가지만 시장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수 반등을 어렵게 하고 있다.

당장 눈에 들어오는 2분기 실적 발표도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시장이 유가 변수로부터 자유로워지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해 보인다.

당분간 박스권 등락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나 시장이 외부 모멘텀보다는 수급에 좌우되는 상황에서 다음달 선물옵션동시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또다른 부담으로 다가온다.

지수 하락이 시작된 지난 16일 이후 프로그램 매매는 대체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7조원을 넘어섰던 매수차익거래잔고는 6조8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유진투자증권 박문서 연구원은 "선물 시장 외국인이 5월 중순 이후 전매도를 통한 차익실현에 나선데 이어 지난주 중반 이후부터 신규 매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향후 시황에 대한 시각 변화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물 매도와 글로벌 증시의 동반 여파로 차익잔고 청산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6월 동시만기까지 매수차익잔고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도 "완만한 순매수 누적과 급속한 순매도 누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망세로 돌아선 듯 보이는 선물 외국인들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하락쪽으로 쏠려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프로그램 매도의 여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연기금도 초반에는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는 듯 했으나 22일 이후 매도 우위로 돌아서 닷새째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펀더멘털이 아직은 견딜만 하다는 점에서 매물이 출회되더라도 완만한 소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아직은 훼손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은 박스권 혹은 우하향쪽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변동성이 줄고 시장의 에너지가 운집하는 과정을 기다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수의 추세적 반등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종목별로는 상승세로의 전환이 관측되고 있다면서, 지수보다는 종목에 집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업종별 차별화 가능성에 주목해야할 때라면서 이익 전망치의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