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디어업계에 국경을 넘어선 대형 '짝짓기'가 한창이다.

캐나다의 금융정보.미디어업체인 톰슨코퍼레이션은 지난달 영국 로이터통신 인수 작업을 완료, 금융정보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 블룸버그통신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파라마운트 영화사 등을 산하에 둔 비아콤과 CBS 회장을 겸하고 있는 섬너 레드스톤 회장(84)은 "인터넷 등 신기술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미디어 시장을 성장시킨다"며 "미디어 회사들은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여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드스톤 회장이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밝힌 세계 미디어산업 전망을 정리한다.

―인터넷 시장 확대로 인쇄 미디어업체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적지 않다.


"인쇄 미디어산업의 성장률은 낮지만 장래성이 있다.

최근 '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이 월스트리트저널을 소유한 다우존스를 매입한 것은 인쇄 미디어산업이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TV산업은 성장할 것으로 보나.

"CBS의 경우 세계 시장서 프로그램 판매가 늘고 있으며,성장률이 낮지만 이익은 증가하는 추세다.

비아콤의 음악 채널인 'MTV' 등 전문채널의 유료 시청자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국제 광고도 늘고 있다.

코카콜라 HP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전문채널을 통한 광고를 확대하고 있다.

TV 시장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미국에서는 영화 등 콘텐츠 제작업체가 매체(미디어)를 산하에 두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 회사가 TV업체를 사들인 것은 보도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만드는 역량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케이블TV 보급률이 90%를 넘어 공중파 방송국의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다.

프로그램 질만 좋다면 케이블방송 시청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비아콤과 CBS의 해외 전략도 방송국사업이 아니라 프로그램 및 전문채널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인 미디어와 콘텐츠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다른 업종과 달리 미디어산업은 국가별로 규제가 많아 해외에서 사업을 하려면 콘텐츠 중심으로 해야 한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흥국과 인터넷 시장에선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해야 회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