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롯데백화점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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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이 입점업체들의 동의없이 세일 행사를 벌이다가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다.
지난 23일 시작된 '9일간의 유명브랜드 세일'에서 일부 업체가 세일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으면서 '허위 세일' 광고를 했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실태 파악에 나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문제의 발단은 22일 배포된 광고전단지.본점 측은 '광고 불가'를 조건으로 세일에 참여하기로 한 브랜드들까지 넣어 전단지를 작성했다.
이들 브랜드는 본점의 세일 요청에 단기간에 일부 품목에 한정해 개별 점포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브랜드 데이' 형식을 빌려 9일이 아니라 사흘만 세일하겠다고 공문을 보낸 상태였다.
정기세일 시즌 이외에는 '노 세일(no sale)'을 고수해온 업체들로선 나름대로 성의를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본점이 업체들의 요청을 묵살하고 전단 게재를 강행하자 상황이 심각해졌다.
신세계ㆍ현대백화점의 항의에 입장이 난처해진 일부 업체들이 매장에 '세일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써붙이며 반기를 든 것이다.
심지어 본점에서만 '유명 브랜드 세일'을 내건 데 대해 롯데백화점의 다른 점포들까지 볼멘 표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본점에서 고객의 관심을 끌려고 유명 브랜드를 끼워 넣어 세일 행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려다 무리한 것 같다"면서도 '허위 세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업체들과 세일 자체에 대해 합의했고 '정정 안내문'을 써붙인 매장들도 실제로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소비자들에게 할인을 해 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본점이 입점 업체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자충수를 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밀어붙이기식 행태를 답습하는 것은 '그린 프라이스'를 통해 가격 거품을 뺀 '할인 없는 판매'를 주도해온 부동의 1위 백화점이 취할 태도가 아니란 지적이다.
협력업체들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롯데백화점이 2년 전부터 주창해 온 '상생경영'은 헛된 구호로 남을 수밖에 없다.
송태형 생활경제부 기자 toughlb@hankyung.com
지난 23일 시작된 '9일간의 유명브랜드 세일'에서 일부 업체가 세일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으면서 '허위 세일' 광고를 했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실태 파악에 나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문제의 발단은 22일 배포된 광고전단지.본점 측은 '광고 불가'를 조건으로 세일에 참여하기로 한 브랜드들까지 넣어 전단지를 작성했다.
이들 브랜드는 본점의 세일 요청에 단기간에 일부 품목에 한정해 개별 점포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브랜드 데이' 형식을 빌려 9일이 아니라 사흘만 세일하겠다고 공문을 보낸 상태였다.
정기세일 시즌 이외에는 '노 세일(no sale)'을 고수해온 업체들로선 나름대로 성의를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본점이 업체들의 요청을 묵살하고 전단 게재를 강행하자 상황이 심각해졌다.
신세계ㆍ현대백화점의 항의에 입장이 난처해진 일부 업체들이 매장에 '세일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써붙이며 반기를 든 것이다.
심지어 본점에서만 '유명 브랜드 세일'을 내건 데 대해 롯데백화점의 다른 점포들까지 볼멘 표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본점에서 고객의 관심을 끌려고 유명 브랜드를 끼워 넣어 세일 행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려다 무리한 것 같다"면서도 '허위 세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업체들과 세일 자체에 대해 합의했고 '정정 안내문'을 써붙인 매장들도 실제로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소비자들에게 할인을 해 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본점이 입점 업체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자충수를 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밀어붙이기식 행태를 답습하는 것은 '그린 프라이스'를 통해 가격 거품을 뺀 '할인 없는 판매'를 주도해온 부동의 1위 백화점이 취할 태도가 아니란 지적이다.
협력업체들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롯데백화점이 2년 전부터 주창해 온 '상생경영'은 헛된 구호로 남을 수밖에 없다.
송태형 생활경제부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