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이런 인재 뽑는다] "직장 그만두고 '올인'한 응시자 심층면접서 불이익 받을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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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이런 인재 뽑는다… 법대학장 간담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첫 관문인 법학적성시험(리트ㆍLEET)이 오는 8월24일로 확정되면서 입학전형에 대한 수험생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본사 17층 회의실에서 호문혁 서울대 법대 학장(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회장),홍복기 연세대 법대 학장,최봉철 성균관대 법대 학장을 초청해 '로스쿨이 원하는 인재' 좌담회를 열었다.
학장들은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로스쿨 준비에 '올인'하는 직장인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리트는 '시험'이 아니라 '적성검사'이기 때문에 사법고시 공부하듯 리트에 주력한 지원자보다는 상상력이 풍부한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정태웅 사회부차장)=첫 시험인 만큼 각 학교들이 어떤 인재를 뽑을지 궁금하다.
▲호문혁 서울대 법대 학장=전공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을 선발하겠다.
이 부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고 싶은 만큼 자기 자랑을 해보라'는 것이다.
봉사활동도 어디가서 증명서만 받아오는 '보여주기식' 봉사활동보다 마음에서 우러난 봉사활동이었는지를 판단하겠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 학장=서울대와는 달리 리트와 영어 성적에서 최저기준이 있다.
리트 성적(언어이해,추리논증)은 상위 30%,영어는 토플(CBT) 225점 등이다.
객관적인 점수를 최소 기준으로 정한 이유는 시행 첫해이기 때문에 지원자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최봉철 성균관대 법대 학장=연세대처럼 객관적인 지표로 뽑을 생각이다.
당초 학부 성적 비중을 30%로 잡았지만 이를 20%로 낮추고 리트 성적을 35%로 높였다.
학부 성적이 반드시 좋은 학생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고 봤기때문이다.심층면접에서는 학부성적보다는 리더로서의 소양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사회=학부 성적 반영방법도 궁금하다.
서울대는 대학 간 차이를 입시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반면,연세대는 반영할 수 없다고 했다.
▲홍 학장=학점은 학교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전공과 학과마다 차이가 있다.
나아가 국내 기준과 외국 기준이 다르다.
이를 모두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호 학장=세세한 부분을 미리 결정하면 자승자박이 된다.
예상치 못한 경우가 발생하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
각 대학의 차이를 반영하겠다고 한 것은 지원자들이 제출한 서류를 꼼꼼히 분석해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같은 대학이라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성적이 올랐느냐 내렸느냐 등도 볼 수 있다.
▲사회=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선 '로스쿨 광풍'이 불고 있다.
주변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로스쿨 준비에 '올인'하는 이들이 많다.
▲홍 학장=로스쿨에 가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공 가능성도 많지 않을 것이다.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정 부분을 투자하는 것은 몰라도 고시처럼 '시험'에 매달려선 곤란하다.
▲최 학장=리트는 단순한 적성시험으로 끝나야 한다.
말이 '시험'이지 보다 정확히 말하면 '적성 검사'다.
▲호 학장=이제까지 사법고시생의 수험생활은 인간을 죽이는 것이었다.
정해진 모법답안이 있었고 이것만 공부하면 됐다.
사법연수원에서도 사시 합격생에게 학교에서 배운 것은 다 잊고 무조건 판례만 따르라고 가르쳤다.
이는 잘못된 법조인 양성 시스템이다.
로스쿨은 이처럼 왜곡된 시스템을 바꾸는 데 의의가 있다.
▲사회=최근 고려대가 로펌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로스쿨 출신보다는 사법고시 출신을 더 선호할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호 학장=단기적으로 보면 이해가 된다.
장기적으로는 로스쿨 출신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본다.
과거처럼 법조인을 판사 검사 변호사로만 규정하면 로스쿨은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법률 시장이 개방되고 외국인 변호사들이 들어오는 상황에선 로스쿨 교육을 받은 인재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홍 학장=현재의 사법시험은 기존에 마련된 법률이론 위주의 교육이다.
로스쿨은 이 같은 기본 지식은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출발한다.
이를 뛰어 넘어서 법조인이 가져야 할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워주려고 한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이 천편일률적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다.
▲최 학장=로스쿨 3년은 결코 짧지 않다.
현재 학부에서 2개 학기에 걸쳐 6학점을 받아야 하는 민법 강의의 경우 로스쿨은 2학점만 부여했다.
로스쿨에서 1년은 학부의 2년 내지 2.5년에 해당한다.
로스쿨 3년을 학부로 치면 6년 내지 7.5년이 된다.
▲사회=로스쿨이 아무리 이상적인 법률 교육을 한다고 해도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신경 쓰지 않겠나.
▲호 학장=문제가 쉽고 어렵고를 떠나 합격이 쉬워야 한다.
변호사시험의 유형은 대부분이 합격하는 '미국형'이 있고,대부분이 떨어지는 '독일형'이 있다.
독일형의 경우 외국인이 합격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반면 미국형은 외국인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높아 독일법은 해외로 수출되지 못하는 반면 미국 변호사 자격을 따서 자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은 많다.
우리 변호사 시험도 외국인이 쉽게 통과해 자국에서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사실상 우리의 법체계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홍 학장=변호사 시험은 떨어뜨리는 시험이 아니라 대부분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돼야 한다.
시험은 기술적인 것이다.
변호사 시험 때문에 로스쿨 교육이 망가지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
▲최 학장=로스쿨 성적을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로스쿨 성적이 상위 50% 이상인 학생에 대해서는 1,2차 필기 시험을 면제해주고 3차 인터뷰만 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로스쿨 교육이 살아난다.
정리=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본사 17층 회의실에서 호문혁 서울대 법대 학장(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회장),홍복기 연세대 법대 학장,최봉철 성균관대 법대 학장을 초청해 '로스쿨이 원하는 인재' 좌담회를 열었다.
학장들은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로스쿨 준비에 '올인'하는 직장인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리트는 '시험'이 아니라 '적성검사'이기 때문에 사법고시 공부하듯 리트에 주력한 지원자보다는 상상력이 풍부한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정태웅 사회부차장)=첫 시험인 만큼 각 학교들이 어떤 인재를 뽑을지 궁금하다.
▲호문혁 서울대 법대 학장=전공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을 선발하겠다.
이 부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고 싶은 만큼 자기 자랑을 해보라'는 것이다.
봉사활동도 어디가서 증명서만 받아오는 '보여주기식' 봉사활동보다 마음에서 우러난 봉사활동이었는지를 판단하겠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 학장=서울대와는 달리 리트와 영어 성적에서 최저기준이 있다.
리트 성적(언어이해,추리논증)은 상위 30%,영어는 토플(CBT) 225점 등이다.
객관적인 점수를 최소 기준으로 정한 이유는 시행 첫해이기 때문에 지원자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최봉철 성균관대 법대 학장=연세대처럼 객관적인 지표로 뽑을 생각이다.
당초 학부 성적 비중을 30%로 잡았지만 이를 20%로 낮추고 리트 성적을 35%로 높였다.
학부 성적이 반드시 좋은 학생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고 봤기때문이다.심층면접에서는 학부성적보다는 리더로서의 소양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사회=학부 성적 반영방법도 궁금하다.
서울대는 대학 간 차이를 입시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반면,연세대는 반영할 수 없다고 했다.
▲홍 학장=학점은 학교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전공과 학과마다 차이가 있다.
나아가 국내 기준과 외국 기준이 다르다.
이를 모두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호 학장=세세한 부분을 미리 결정하면 자승자박이 된다.
예상치 못한 경우가 발생하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
각 대학의 차이를 반영하겠다고 한 것은 지원자들이 제출한 서류를 꼼꼼히 분석해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같은 대학이라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성적이 올랐느냐 내렸느냐 등도 볼 수 있다.
▲사회=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선 '로스쿨 광풍'이 불고 있다.
주변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로스쿨 준비에 '올인'하는 이들이 많다.
▲홍 학장=로스쿨에 가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공 가능성도 많지 않을 것이다.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정 부분을 투자하는 것은 몰라도 고시처럼 '시험'에 매달려선 곤란하다.
▲최 학장=리트는 단순한 적성시험으로 끝나야 한다.
말이 '시험'이지 보다 정확히 말하면 '적성 검사'다.
▲호 학장=이제까지 사법고시생의 수험생활은 인간을 죽이는 것이었다.
정해진 모법답안이 있었고 이것만 공부하면 됐다.
사법연수원에서도 사시 합격생에게 학교에서 배운 것은 다 잊고 무조건 판례만 따르라고 가르쳤다.
이는 잘못된 법조인 양성 시스템이다.
로스쿨은 이처럼 왜곡된 시스템을 바꾸는 데 의의가 있다.
▲사회=최근 고려대가 로펌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로스쿨 출신보다는 사법고시 출신을 더 선호할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호 학장=단기적으로 보면 이해가 된다.
장기적으로는 로스쿨 출신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본다.
과거처럼 법조인을 판사 검사 변호사로만 규정하면 로스쿨은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법률 시장이 개방되고 외국인 변호사들이 들어오는 상황에선 로스쿨 교육을 받은 인재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홍 학장=현재의 사법시험은 기존에 마련된 법률이론 위주의 교육이다.
로스쿨은 이 같은 기본 지식은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출발한다.
이를 뛰어 넘어서 법조인이 가져야 할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워주려고 한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이 천편일률적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다.
▲최 학장=로스쿨 3년은 결코 짧지 않다.
현재 학부에서 2개 학기에 걸쳐 6학점을 받아야 하는 민법 강의의 경우 로스쿨은 2학점만 부여했다.
로스쿨에서 1년은 학부의 2년 내지 2.5년에 해당한다.
로스쿨 3년을 학부로 치면 6년 내지 7.5년이 된다.
▲사회=로스쿨이 아무리 이상적인 법률 교육을 한다고 해도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신경 쓰지 않겠나.
▲호 학장=문제가 쉽고 어렵고를 떠나 합격이 쉬워야 한다.
변호사시험의 유형은 대부분이 합격하는 '미국형'이 있고,대부분이 떨어지는 '독일형'이 있다.
독일형의 경우 외국인이 합격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반면 미국형은 외국인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높아 독일법은 해외로 수출되지 못하는 반면 미국 변호사 자격을 따서 자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은 많다.
우리 변호사 시험도 외국인이 쉽게 통과해 자국에서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사실상 우리의 법체계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홍 학장=변호사 시험은 떨어뜨리는 시험이 아니라 대부분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돼야 한다.
시험은 기술적인 것이다.
변호사 시험 때문에 로스쿨 교육이 망가지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
▲최 학장=로스쿨 성적을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로스쿨 성적이 상위 50% 이상인 학생에 대해서는 1,2차 필기 시험을 면제해주고 3차 인터뷰만 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로스쿨 교육이 살아난다.
정리=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