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았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싹 가셨다.

거침없이 오르는 국제유가 때문이다.

지난주 초만 해도 뉴욕증시 주변환경은 좋았다.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두려움도 희석됐다.

그러나 유가가 너무 올랐다.

숫제 뜀박질이라고 할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니 배겨낼 재간이 없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결국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 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열쇠는 역시 국제유가가 쥐고 있다.

지난주 같은 급등세(주간 4.9% 상승)가 지속될 경우 뉴욕증시가 고전할 건 불문가지다.

유가가 하락해줘야 뉴욕증시는 다시 상승동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주 줄줄이 예정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한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이 강연에서 현재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도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의 움직임은 이번 주에도 여전히 불안할 전망이다.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해서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거리는 26일이 휴일(메모리얼데이)로 시장참가자들이 한숨 돌릴 시간적 여유를 얻는다는 점이다.

한 발짝 떨어져서 시장을 볼 수 있게 된 만큼 심리적 패닉상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주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오는 30일 발표될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다.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데다 FRB에서도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사용하고 있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월가에서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0.1%를 기록해 전달의 0.2%보다 약간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또 다른 변수인 주택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4월 신규주택 판매동향(27일 발표)도 주목 대상이다.

지난주 발표된 기존주택 재고가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주택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그런 만큼 신규주택 판매동향이 어떻게 발표될지에 주목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월가에서는 4월 신규주택이 52만채 거래돼 전달(52만6000채)보다 약간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집값 움직임을 가장 잘 나타낸다는 '4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도 뉴욕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된다.

월가에서는 0.6%로 발표된 잠정치가 1%로 수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은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상태를 알 수 있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27일) △4월 내구재 주문동향(28일) △5월 시카고 PMI(구매관리자지수) 등의 지표는 전달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FRB 간부들의 강연이 줄을 잇는다.

버냉키 의장은 29일 스위스 바젤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또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27일) △개리 스템스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 및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28일) △팀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 및 도널드 콘 FRB 부의장(29일)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30일) 등이 줄줄이 연설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어떤 발언을 할지도 뉴욕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