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노이버 < 하나UBS자산운용 Andreas.Neuber@ubs-hana.com >

자산운용회사 대표이다 보니 투자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의 투자 스타일은 필자가 지금까지 살았던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좀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외국에서는 장기 투자가 일반적인 데 비해 한국 사람들은 반대다.

한국 뮤추얼펀드 시장에는 1만여개의 펀드가 있는데,한국 대비 30배 규모인 미국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7000여개다.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새로운 테마로 운용되는 상품을 추구하고 투자 상품을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실 뮤추얼 펀드는 '트레이딩'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것이다.

물론 감각이 뛰어나고 실력 있는 금융 전문가로서 시장의 오르내림을 잘 활용,수익을 내는 거래를 해야겠지만 뮤추얼 펀드는 단기 거래 상품이 아니다.

왜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걸까.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미 1780년에 장기 투자가 복리 효과를 가져다 주는 기적을 정확히 예측했다.

적절한 투자수익률 기대치를 8%로 가정할 때,장기로 투자한 경우 9년마다 투자 자금이 두 배로 불어난다.

따라서 복리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장기 투자의 또 다른 장점은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이다.

일단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나면 그 후에 들어가는 수고와 노력은 사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장기 투자를 하게 되면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판단 실수를 피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단기 투자는 시장의 일시적인 동요를 밸류에이션의 문제로 잘못 판단할 수 있다.

단기적인 시장의 움직임은 순간적인 흥분,우려,소문에 좌지우지되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수익이다.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단기로 트레이딩할 경우 오히려 큰 상승장의 기회를 놓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장기 투자를 하면 훨씬 안정적인 평균 수익률을 낼 수 있다.

투자 과정에 판단 실수가 있더라도 포트폴리오를 조정,이를 만회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좋은 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프랭클린의 말로 대신하고 싶다.

프랭클린은 그의 저서 '부자로 가는 길'에서 "지식에 투자하는 것이 최고의 수익률을 가져다 준다.

자신의 머리 속에 투자한다면 어느 누구도 그 안에 든 자산을 꺼내 갈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