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전 세계 국적의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몰려들고 있다.

선박용 벙커C유의 가격이 1년 전보다 70%가량 뛰어오르면서 다른 기항지보다 10% 정도 싼 이곳에서 기름을 채우기 위해서다.

로테르담 항구는 선박용 벙커C유 가격이 지난 20일 현재 t당 548달러.싱가포르나 미국 LA 롱비치항,한국의 부산항 등보다 t당 40~50달러 저렴하다.

원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항공,해운업체들이 다양한 '유(油)테크'를 시도하고 있다.

매년 각각 320만t,260만t에 달하는 벙커C유를 사용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해운업체들은 기름값이 가장 싼 항구로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 항로 조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럽은 로테르담,아시아는 싱가포르가 다른 항구에 비해 10% 정도 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다.

이들 항구는 유전지대인 북해,중동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상대적으로 벙커C유 가격이 낮은 편이다.

자동차들처럼 운항시 '경제 속도'를 지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통상 1년간 컨테이너선 운항 계획을 짤 때 배의 속도를 23~25노트에 맞춰 놓는다"며 "선박은 속도를 두 배로 높이면 연료는 네 배가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경제속도 유지' 외에 인터넷 경매를 통한 '역경매 시스템'으로 싸게 기름을 사고 있다.

인터넷 경매에 입찰한 기름 공급업체 사이에 공개 경쟁을 붙여 한 푼이라도 더 가격을 낮추자는 취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경매 때마다 마감 직전에 가격을 낮춰 들어오는 업체가 있어 한 번의 경매를 통해 4000달러 정도를 아낄 수 있다"며 "연간 사용량의 3분의 2를 역경매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비행기 무게를 줄여 기름 소모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내에 음식이나 물을 조금 덜 싣고,기내 잡지 등 도서도 확 줄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좌석 앞 주머니 각종 선전물과 책들 중 3개를 빼버렸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