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은 혁신기업을 발굴해 모험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사라져 가는 기업가정신을 부활시켜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것이 IB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23일 서울대 SK관에서 한국경제신문사 전국투자교육협의회 증권업협회 등이 공동 주최한 증권사 CEO 릴레이 특강에서 '국내 자본시장과 투자은행업의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박 사장의 화두는 '혁신과 도전'이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위험과 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국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혁신기업을 키워 새로운 출구를 찾아야 하며 IB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기업이란 단순한 벤처기업이 아니라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과감히 투자하는 회사라고 규정했다.

박 사장은 또 금융업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금융업 경쟁력은 20위에도 못 드는 등 크게 뒤처져 있다"며 "영국이나 싱가포르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도 금융업이 성장의 한계를 넘어서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은행업은 예대마진 감소로 성장성이 불투명한 데 반해 IB산업은 인수·합병(M&A) 파생상품시장 등의 확대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IB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에 대해 "금융업은 다른 서비스산업처럼 무형의 산업이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적격"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혁신하지 않는 기업이 리더의 자리를 지킬 수 없듯 개인도 끊임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업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의 필수 조건은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금융지식과 어학능력 등을 갖춘 '준비된 도전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이 같은 도전은 세계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사람들이 아직 해외 진출에 대해 겁이 많지만 영어는 소통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며 아시아시장 정도는 장악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사장은 이와 함께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는 브릭스(BRICs)와 넥스트11 등의 신조어를 만들며 신흥 시장을 창출했다"면서 "IB는 이같이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창조적인 기업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 후엔 질의응답도 이어졌다.한 학생이 "CEO가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하냐"고 묻자 박 사장은 "운도 따르지만 더 필요한 것은 인맥"이라며 "하지만 인맥은 좇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춤으로써 스스로가 인맥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박 사장은 "다이내믹하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IB 쪽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