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어린이날에 어버이날까지 챙기려면 부담이 큰데,뒤늦게 둘이 하나 된다는 부부의 날(21일)이 꼽사리 끼어 있어 별로 빛도 보지 못하고 부부는 그저 덜 익은 파인애플 맛처럼 밍밍하게 지내기 십상이다.

일단 이름 붙은 날에는 손에 쥔 게 있어야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다.

다들 하기 쉬운 말로 마음이 최고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물질이 오가면 훨씬 더 부드럽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아이들에게도 뭐든지 하나씩 안겨주면 더 잘 따르고,양가 어른들께도 맨입보다는 뭔가를 들고 찾아 뵙는 게 훨씬 낫다.그러다 보면 허리가 휜다.

그놈의 돈이 웬수다.

요즘 남자들은 맞벌이하는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한다.

혼자 벌어서는 먹고 살기 힘드니 가장의 부담을 슬그머니 나누어지고 싶어한다.

여자들 또한 남편이 흡족할 만큼 벌어다 줄 것 같지 않으니 여유있게 살고 싶은 욕심에 직장생활을 한다.

그런데 이 맞벌이가 여성에게 너무 큰 희생을 요구하는 것 같다.

요즘 남편들은 가사를 잘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 도와주는 것이지 맡아서 하는 것은 아니니 잘하든 못하든 여자가 해야 하고,집 안팎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아내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가지게 된다.

어쩌다 와이셔츠 다섯 개가 빨래바구니 속에서 잠자고 있을 때,출근하는 남편이 벼락 같은 소리 대신 오만상만 찌푸리는 은혜를 베풀고 나가주셔도 아내는 종일 우울하다.

조사에 의하면 평균 535만원 정도의 수입이 보장된다면 맞벌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니 직장생활도 돈으로 귀결되고 만다.

"남자가 자식새끼랑 마누라랑 잘 멕이고 잘 입힐 자신이 있으면 왜 여자를 바깥으로 내돌리겠어? 집에서 애들이나 잘 키우라고 하지."

결혼한 직장인 중 63.3%가 실제로 맞벌이를 하고 있으나 여기에도 또 돈 문제가 숨어 있다.

맞벌이 직장인의 15.4%가 부부간 수입차로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아내의 소득이 더 많은 남성은 24.3%가 스트레스를 받고,남편보다 수입이 많은 여성은 40.9%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국 남성이나 여성 모두 남편 소득이 더 많아야 가정이 편안하다는 뜻이다.

"제가 남편보다 돈을 좀 더 버는데요.

남편이 자존심 상할까봐 전혀 내색을 못하고 냉가슴을 앓죠.그렇지만 저도 남편의 연봉이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아요.

솔직히 남편이 의기소침해서 그런지 잠자리도 신통치 않아요."

"아내가 저보다 연봉이 많은데요.

이거 남자가 할 짓이 아닙니다.

남들은 저보고 아내가 잘 나가니 좋겠다고들 하는데요.

아내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요.

저는 주눅이 들어서 밤일도 잘 안 됩니다."

뉴욕의 섹스 치료사 이언 커너는 돈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리비도에 영향을 줘 불만족을 초래하지만 경제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자신감을 갖고 성생활을 할 수 있다며 섹스와 돈이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굳이 유명한 사람의 입을 빌리지 않아도 중년들은 이미 터득하고 있을 것이다.

자아실현이 우선인 우아한 맞벌이도 가끔은 있겠지만 경제적인 이유가 제일 큰 보통의 맞벌이 부부는 짜릿한 밤은 저만치 비켜 있고 좌향좌 우향우로 갈라 누워 이불 가운데 골을 파고 그냥 자기 일쑤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5월! 딱 하루만이라도 세상과 단절한 듯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왕지사 나라에서 부부의 날까지 정해주다니 5월이 다 가기 전에 친해질 의무가 있다.

친해지려면 제일 쉬운 건 뭐? 둘이 발가벗고 뒹구는 거.딩동댕!

/한국성교육연구소 www.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