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출전권자라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한 최나연(21.SK텔레콤)은 최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LPGA 투어 사무국이 상반기 성적을 토대로 대회 출전 우선순위를 재조정한 결과 최나연에게 사실상 전경기 출전권이 부여됐다고 알려왔다.

대회 때마다 출전신청을 넣어놓았다가 빈 자리가 생기면 참가하고, 빈 자리가 없으면 월요 예선을 거쳐 어렵사리 대회에 나섰던 설움이 이제 사라진 것이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1타 모자라 준우승을 차지한 사이베이스 클래식도 대기선수 신세였다가 대회 직전 기권 선수가 나온 덕에 겨우 출전할 수 있었던 최나연은 이제 여유있게 일정을 짤 수 있게 됐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주최하는 긴트리뷰트와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출전이 확정된 최나연은 US여자오픈에 앞서 2주 동안 한국에 돌아와 꿀맛 휴가를 즐긴다는 계획까지 세우는 여유가 생겼다.

신분이 달라진 최나연은 그러나 6주 연속 출전이라는 강행군을 마다 않고 22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코닝클래식에 출사표를 냈다.

셈그룹챔피언십부터 4주 연속 대회에 나서는 최나연은 긴트리뷰트와 LPGA챔피언십까지 출전하면 6주 연속 대회를 뛴다.

당초 건너 뛸 생각도 했던 코닝클래식에 출전 신청을 낸 것은 컨디션이 좋을 때 상금과 신인왕 레이스 포인트를 최대한 확보해놓기 위해서다.

상금랭킹 7위(34만8천달러)까지 올라선 최나연은 32명에게만 주어지는 시즌 최종전인 ADT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내려면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종료 시점에 상금랭킹 10위 안에는 들어야 한다.

특히 신인왕 경쟁에서 최대 라이벌인 청야니(대만)이 출전하지 않은 틈을 타 멀찌감치 달아날 기회라고 판단했다.

뉴욕주 코닝 코닝골프장(파72.6천62야드)에서 열리는 코닝클래식은 한국 선수들에게 '약속의 땅'이나 다름없다.

짧고 좁고, 그린이 작은 '구식' 코스인 코닝골프장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마치 국내 대회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005년 강지민(28), 2006년 한희원(30.휠라코리아)에 이어 지난해 김영(27)이 우승, 3년 연속 한국 선수 챔피언이 탄생했다.

시설이 낡고 골프장 주변도 낙후된 공업지역인데다 선수들에 대한 대접도 신통치 않아 상위권 선수들이 출전을 기피하는 점도 1년 가까이 우승 갈증을 풀지 못하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난생 처음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김영과 한희원, 강지민 등 역대 챔피언, 그리고 김미현(31.KFT)과 김송희(20.휠라코리아) 등이 최나연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오초아와 소렌스탐은 출전하지 않지만 상금랭킹 3위 폴라 크리머(미국)가 경계대상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