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올 1분기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된 속에서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운수장비 등 수출주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가 20일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580개사의 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209조7081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0.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8조3001억원으로 12.9%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금융업의 부진으로 6.6% 줄어든 13조9030억원에 그쳤다.

금융업을 제외한 제조·비제조업의 매출은 189조410억원,영업이익은 14조9145억원으로 각각 18.4%,36.5% 증가했다.

이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79원의 영업이익을 남겨 수익성도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코스닥 884개 상장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4.6%,16.3%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33.9%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수출업체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대거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권에 올랐다.

섬유업체인 동일방직은 5억88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1000만원)보다 5638%나 급증했다.

회사 측은 계절적 성수기인데다 환율 상승과 수입면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승인더스트리(3080%) 무림페이퍼(1714%) 성문전자(1461%) 한진해운(1236%) 더존비즈온(1235%) 등도 영업이익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서는 남해화학(555%)과 LG(528%) 동부제철(510%)이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 20개사에 포함됐다.

남해화학은 국제 농산물 가격 강세에 힘입어 비료 가격을 올린 덕을 봤다.

LG는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다 LG전자가 5642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데 힘입어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반면 지코와 BNG스틸 디아이 GS 일진전기 등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0% 이상 급감했다.

1분기에 장사를 가장 짭짤하게 잘한 곳은 강원랜드였다.

지난해 1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률 1위로 복귀했던 강원랜드는 1분기에도 1000원어치를 팔아 401.1원을 남겨 1위를 지켰다.

KT&G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36.90%에 달했고 유엔젤(36.21%) 태경산업(33.39%) 등도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코스닥시장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부문 양대업체인 NHN과 다음은 각각 884억원과 32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들의 순이익은 시장 전체 순이익의 3분의 1에 달했다.

매출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493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긴 LG텔레콤을 대신해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에선 축전지업체 아트라스BX가 20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전년 동기보다 1만7266%나 급증했다.

배터리의 원재료인 납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국내 건축설계 수위업체인 희림도 해외시장 신규 수주가 잇따른 데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28% 급증한 14억97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일지테크(4688%) 나우콤(3358%) 솔고바이오(3200%) 등도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에서는 비에스이가 92.73%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 업체는 지주회사 성격이 강해 실제로는 더존디지털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더존디지털은 1분기 56억원의 매출 중 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영업이익률이 55.75%나 됐다.

NHN도 43.16%로 짭짤한 수익을 냈으며 SNH(42.65%) 컴투스(41.07%) 큐릭스(36.23%) 등도 높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