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경영기법을 인도 기업에 접목하겠다."

지난 7일 인도 가전기업인 비디오콘으로 자리를 옮긴 김광로 회장(62)은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 기업의 경영자 출신 중 처음으로 외국기업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스카우트됐다.

김 회장은 "비디오콘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한 기업으로 기업을 관리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며 "회사를 통합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내가 맡은 임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디오콘 7개 계열사의 브랜드를 점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비디오콘의 최대 약점인 연구개발(R&D)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손발을 맞췄던 한국인들을 영입할 계획이다.

그는 "LG전자 인도법인 법인장으로 일할 때 같이 일했던 사람들 중 일부를 데려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를 외국으로 유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히딩크 감독은 조국인 네덜란드와 유럽에서 쌓은 지도력을 한국에서 발휘한 인물이지만 아무도 그를 매국노라고 하지 않는다"며 "인도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한국 기업은 물론 한국의 국가 이미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1997년부터 6년간 LG전자 인도법인의 초대 법인장을 지내면서 회사를 현지 가전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2005년 LG전자 동남아지역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해 말 현직에서 은퇴했다.

뉴델리=연합뉴스/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