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08 세계 여자 비치발리볼 월드투어 서울오픈'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중국의 슈에 첸(19)-장 시(23) 조는 18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실지구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브라질의 아나 파울라-쉘다 조를 2-0(21-15,21-12)으로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2006년부터 호흡을 맞춘 슈에 첸과 장 시는 2006년 상하이 대회와 태국 푸껫 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이번 중국의 우승으로 브라질과 미국이 주도해 온 여자 비치발리볼 '양강 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파죽의 6연승으로 우승까지 내달은 슈에 첸-장 시 조는 이번 대회에서 1세트만 내 주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스파이크와 절묘한 페인트 공격,블로킹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최강팀으로 부상했다.

189㎝의 슈에 첸과 183㎝의 장 시는 '높이'의 우위를 점하며 시종일관 경기를 리드했다.

기 싸움으로 전개되던 첫 세트를 21-15로 따 낸 중국은 2세트를 시작하자마자 4연속 '서브 에이스'를 올리며 순식간에 7-1로 달아났다.

설상가상으로 브라질의 아나 파울라는 왼쪽 눈에 모래가 들어가는 부상까지 당했다.

잦은 서브 범실이 나오고 '더블 터치'(오른손과 왼손이 엇갈려 볼을 치는 것) 등으로 10점 차까지 벌어지며 결국 21-12로 무너졌다.

장 시는 메인 스폰서인 스와치사가 선정하는 '베스트 플레이어'에 뽑히기도 했다.

슈에 첸은 "비가 와서 어려웠으나 최선을 다한 끝에 우승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라질의 쉘다는 "경기보다도 폭우나 추위와 맞서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국제배구연맹(FIVB),대한배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세계에 알리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회에 들어간 비용은 7억원 정도이지만 세계 160개국에 TV로 중계돼 한강의 아름다움을 홍보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또 서울 시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모래조각전,인기가수 공연 등 각종 이벤트를 함께 열어 복합문화 축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배구연맹 에드 드레키츠 감독관은 "아주 훌륭한 대회다.

공식 후원사나 프로모터,선수 등 모두 만족하고 있다.

아름다운 한강변에서 매년 대회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