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에 환율도 불안한데… 현대ㆍ기아차 또 파업땐 해외서 치명타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ㆍ기아자동차 지부가 올해 또다시 전면 파업을 위협하고 나섬에 따라 사측에 초비상이 걸렸다.

원가상승,환율불안,경기침체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하루만 파업해도 최소 250억~3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작년만 해도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 170만297대를 판매해 30조48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인 1조8150억원을 기록했다.

임단협을 10년 만에 무분규로 타결한 게 원동력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1987년 이후 매년 파업을 벌이던 노조가 실력행사를 중단한 덕분에 최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이 아닌 '정치문제'에 대해선 작년에도 파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을 빌미로 13일 동안 근무를 거부,회사에 3361억원의 손해를 끼쳤다.

손실액이 2006년의 1조6443억원보다 크게 줄었다는 게 그마나 위안이었다.

현대차는 올 1분기에 52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2분기부터 원가상승 압력으로 인해 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게 내부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 중 3000억원 정도는 환율상승 덕을 본 것"이라며 "환율이 불안한 데다 원가상승 요인을 2분기부터 반영해야 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03년 영업이익 8124억원의 최고 실적을 거뒀을 뿐,이후 내리막길을 걷다 2006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는 총 1829억원.이런 상황에서 노조는 임금을 올려달라며 해마다 파업했다.

지난 2년간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만 1조677억원에 달했다.

기아차는 올 1분기 10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부채가 많은 탓에 2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금까지 파업으로 입은 손실액은 각각 10조9205억원,5조1339억원에 달한다.

양사 노조가 하루만 파업해도 각각 최대 600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는 구조다.

대외 신인도 하락 역시 큰 짐이다.

현대ㆍ기아차공장은 일관 생산체제(컨베이어 시스템)여서 일부 파업으로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소수 조합원만 파업에 동참해도 전체 라인이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