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 '비치발리볼' 꽃 폈다
'2008세계여자비치발리볼 월드투어 서울오픈'은 미국과 브라질로 양분돼 온 여자 비치발리볼 '양강 구도'가 중국의 급성장으로 변화 조짐을 보인 무대가 됐다.

또 해변 스포츠로만 인식돼 온 비치발리볼을 대도시 한가운데에서도 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1997년 월드투어에 첫 모습을 드러낸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양적,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2003년 티엔지아-왕지에 조가 첫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메이저급 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에 진출한 18세의 슈엔첸-장시 조가 돌풍의 주역이었다.

이들은 준결승전에서 미국의 브라나-영스 조를 2-0으로 꺾는 등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경기를 펼치는 동안 딱 1세트만 내주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8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브라질의 줄리아나 살바-라리사 프란차 조를 2-1로 제압하면서 사실상 최강의 팀으로 부상했다.

180㎝가 넘는 슈엔첸-장시는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스파이크와 절묘한 페인트 공격,블로킹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춰 '차세대 1인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와 국제배구연맹(FIVB),대한배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세계에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대회를 위해 덤프트럭 270대분의 모래를 공수하는 등 총 7억여원을 투입했고 세계 160개국에 TV로 중계돼 자연스레 한강의 아름다움을 홍보하는 광고 효과를 누렸다.

또 세계적인 수준의 비치발리볼 경기를 국내에서 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서울 시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모래 조각전 등 각종 이벤트를 함께 열어 복합 문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국제배구연맹 에드 드레키츠 감독관은 "아주 훌륭한 대회다.

공식 후원사나 프로모터,선수 등 모두 대만족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많은 협조를 해줘 아름다운 한강변에서 멋진 대회를 치렀다.

매년 대회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소녀시대,빅뱅 등 인기 가수들의 초청 공연을 함께 마련해 청소년들에게 비치발리볼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역할도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