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홈플러스, 이마트와 외형경쟁

올 이마트 6곳.홈플러스+홈에버 7곳 출점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를 계기로 대형 마트의 실적을 판가름하는 수도권 시장 쟁탈전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이마트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53개에 달하는 매장 수를 앞세워 외형 확대를 주도했으나,수도권 매장 수에서 이마트의 절반에 못 미쳤던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합쳐 이마트와 일전을 치를 덩치가 된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수도권 매장 수는 21개로,이마트(53개)의 40%에 그쳤고,이 중 서울에선 고작 6개로 이마트(18개)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홈에버와 합칠 경우 수도권 매장 수는 서울 14개를 포함해 40개(이마트의 75%)로 불어난다.

업계 3위인 롯데마트는 서울 8개를 포함해 수도권에 28개 매장을 두고 있다.

대형 마트들의 한 해 장사는 사실상 수도권에 달려 있다.

지난해 이마트 매출 중 수도권 매장 비중이 60%를 차지했고,점포당 평균 매출은 수도권이 지방의 1.7배에 달했다.

롯데마트도 수도권 점포의 매출이 지방 점포의 1.5배 수준이다.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해 상권이 안정적이어서 지방보다 매장 효율성이 훨씬 높다.

때문에 각 대형 마트들은 뉴타운,주상복합 단지 등 수도권의 대규모 개발지에 점포를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도 수도권 점포 확대 경쟁이 불을 뿜는다.

이마트는 남양주 도농점.하남 풍산점(5월 말),서울 왕십리점(7월) 등 6곳에 매장을 연다.

홈플러스도 서울 천호점(6월),경기 안양점(7~8월),부천 여월점(10월) 등 6개 점포를 개장하고 홈에버의 서울 천호점(12월) 출점도 예정돼 있다.

반면 롯데마트는 올해 10~12개 점포를 새로 열지만 모두 수도권 이 외 지역이다.

홈플러스가 이마트와 수도권에서 외형 경쟁을 펼치려면 먼저 홈에버와의 매장 중첩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서울 신도림역 반경 5㎞ 내에 7개 대형마트가 각축을 벌이는 영등포.구로 일대의 경우 홈에버 신도림점과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거리가 1.7㎞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심사(상위 3사 점유율 75% 이내 제한) 때 이처럼 홈플러스 매장 인근에 있는 홈에버 매장 인수를 승인해 주느냐에 따라 홈플러스의 추격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수성하는 이마트와 공격하는 홈플러스 모두 제품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수/송태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