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워서 일까.

올 시즌이 끝난 후 은퇴를 선언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미국 LPGA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 1라운드에서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4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소렌스탐은 16일(한국시간) 미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몬트클레어CC(파72.길이 6413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보기없이 버디 5개를 솎아내며 5언더파 67타로 김송희(20.휠라코리아),레이철 헤더링턴(호주)과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다.

소렌스탐은 전격적인 은퇴 선언 뒤 뉴욕에서 프로야구 메츠전 시구 행사 참석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서도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지금까지 11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이고 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 중이다.

버디를 잡은 홀에서는 퍼트거리가 모두 2m 내외일 정도로 절정의 아이언샷 감각을 자랑했다.

티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92.8%였고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은 83.3%에 달했다.

11번홀(파5.461야드)에서는 4번 우드로 2온에 성공해 1.8m 이글 찬스를 만들었다가 버디에 그치기도 했다.

소렌스탐은 "지난주에 이어 아이언샷과 퍼팅감이 너무 좋다"면서 "즐기면서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이선화가 우승한 이후 24개 대회(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아칸사스챔피언십 제외) 연속 무승에 그치고 있는 한국은 이번에 김송희가 우승에 도전한다.

김송희는 2006년 2부투어인 '퓨처스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위에 올라 풀시드를 획득한 기대주였지만 지난해 상금랭킹 99위에 머무는 부진 끝에 조건부 출전권자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올 들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소렌스탐과 같이 보기없이 버디 5개를 뽑아낸 김송희는 현재 13라운드 연속 이븐파 이하를 치고 있을 정도로 샷 감각이 좋다.

최근 3개 대회 성적도 2위-5위-16위로 상위권이다.

김송희는 "지난주 샷이 약간 흔들렸으나 대회 직전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면서 "소렌스탐과 같은 조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회 3연패와 시즌 6승에 도전하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1타차로 공동 4위에 포진해 치열한 우승경쟁을 예고했다.

오초아는 16차례 버디 찬스를 만들어 5개의 버디를 잡았지만 12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이 연못에 빠지는 바람에 1타를 잃은 것이 옥에 티였다.

오초아는 "1위 자리에 오르는데 수년이 걸렸다.

결코 다른 선수에게 내주지 않겠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