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MB)은 최근 측근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고 한다.

지난 13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정두언 정병국 강승규 진성호 의원 등은 15일 "이 대통령이 '실용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니 청와대에 홍보나 정치를 할 만한 조직이 없다'고 염려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쇠고기 파문,한·미 FTA 비준안 처리 등 현안에 대한 정책홍보가 너무나 빈약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청와대 홍보수석의 공백과 국정홍보처 폐지,시민사회단체를 전담할 조직이 취약하다는 점 등을 들면서 "너무 많은 조직을 줄인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10년 만의 정권탈환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이 쉽지 않다"는 하소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어린 학생들이 촛불시위를 하는 것과 인터넷에서 확산되는 여론 악화에 꽤 충격을 받은 것 같더라"고 전했다.

앞서 이달 초 청와대를 방문한 여권의 한 고위 인사는 "MB는 당 체제 정비와 내각·청와대 수석들의 인적 쇄신을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최근 20%대까지 떨어진 지지율 때문인지 몰라도,각종 인사 실패에 대한 부담도 더욱 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친이계의 핵심 인사는 "사실상 당의 최고 실력자인 데도 당 문제에 개입할 수 없는 모순이 MB를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당이나 청와대 모두 조율사 역할을 할 만한 측근 참모가 없다는 것이 MB의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