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끼는 재킷,껑충해 보이는 바지,칼라가 높은 드레스셔츠…'

요즘 40~50대 남성의 정장 스타일을 보면 영화 007시리즈에 나오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넉넉한 라인의 아메리칸 스타일을 즐겨입던 중년 남성들이 몸의 라인을 살린 재킷과 짧고 슬림한 바지로 대표되는 이탈리안 스타일 정장으로 갈아입고 있기 때문.예전에는 젊고 마른 체형에나 어울리는 것으로 여겼지만 '중년 멋쟁이'들은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

특히 중년층의 높은 구매력을 겨냥,이탈리아의 최고급 정장 브랜드들이 속속 국내에 상륙한 것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김정희 삼성패션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남성들도 클래식 정장에 대한 기준이 서면서 이탈리안 스타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소매♥바지 길이 짧아졌다

재킷은 뒤트임이 없어졌고,손등을 덮던 소매도 '셔츠 소매는 1.5㎝ 정도 보여야 한다'는 정장 원칙에 맞춰 길이가 4㎝나 짧아졌다.

또 발등을 덮고 구두 뒷굽이 거의 보이지 않던 바지 길이는 발등이 3㎝ 정도 짧아져 발등이 훤히 보이고,바지통도 1㎝ 정도 좁아졌다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점한 '키톤''꼬르넬리아니''스테파노리치' 등 정통 이탈리아 수제 정장들을 보면 밑단을 접은 턴업 스타일(속칭 카브라) 바지가 두드러진다.

정장 색상은 네이비.그레이 톤,구두.벨트 등 액세서리는 갈색 계열이 많다.

셔츠는 클래식 정장의 기본인 화이트 드레스 셔츠가 주류이고,칼라의 목 높이가 1㎝ 정도 올라간다.


◆국내 브랜드도 이탈리안 스타일로

LG패션 '마에스트로',FnC코오롱 '맨스타' 등 중년을 겨냥한 국내 남성복 브랜드들도 정통 이탈리안 스타일을 내세운다.

맨스타는 브랜드 이름에 아예 이탈리아 지명인 '피렌체'를 붙였다.

제일모직 '갤럭시'는 지난달 이탈리안 정통 스타일을 표방한 '피어스 브로스넌 수트'를 한정판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탈리아 남성복 '빨질레리'의 전명진 MD는 "패션을 신경쓰는 기업 CEO.임원이나 전문직 종사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제대로 된 정장 착용법에 대한 식견이 높아지면서 캐주얼 정장 대신 클래식 정장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